사회 사회일반

‘도서관 붙박이’서 취업부터 한다…달라진 대학 풍속도

온라인 수업 전환에 시간 여유 생기자

일하는 대학생 급증…장시간 근로자도

취업 준비 유인 떨어진 대학 무용론으로

작년 6월 서울 한 대학에 마련된 공기업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 고사장에 응시생들이 입실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작년 6월 서울 한 대학에 마련된 공기업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 고사장에 응시생들이 입실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대학을 입학하자마자, 도서관을 찾는 1학년이 많다며 어려운 취업 세태를 지적한 언론보도가 적지 않았다. 취업이 어려워 휴학을 반복하는 장기 대학생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2018년 알바몬이 대학생 2,09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95.5%가 도서관을 이용했는데, 11.1%는 취업준비를 위해서였다.

이런 풍경은 코로나19 사태로 대학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대학생들은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단순히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먼저 직장을 구해 장기간 근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1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하는 ‘노동리뷰 2021년 8월호’에 담긴 청년 대학생 임금근로자 분석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중 전문대 이상 대학에 재학 중이면서 임금근로자인 학생 수는 올해 6월 기준 53만여명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9년 43만여명 보다 10만여명이나 높은 수준이다. 2017~2020년 추세와 비교하면 최대 20만여명이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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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재학생 임금근로자 수는 매년 1~2월에 늘고 3월에 감소하다가, 하반기 7~8월에 다시 늘고, 9월에 준다. 방학기간에 일을 하다가 학기가 시작되면 일을 그만두고 학업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눈 여겨 볼 부분은 36시간 미만뿐만 아니라 36시간 이상 재학생 임금근로자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올해 6월 14만여명으로, 2019년 8만여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장시간 근로는 재학생의 학업 성취도와 취업을 위한 경력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이번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는 여러 해석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생계가 어려워진 대학생 증가뿐만아니라 기업들의 달라진 채용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공채보다 경력직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짙다. 고학점, 토익 등 기존처럼 일경험없이 단순 스펙만 쌓아서는 취업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청년에게 여러 일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맥락이 같다.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대학의 고유 기능이 더 쇠퇴할 수도 있다. 대학에서 취업을 준비할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미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정원 미달 사태가 일어나면서 재정난이 심화된 대학교의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일부 대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교육 질 저하를 이유로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면서, 대학교의 재정난은 악순환에 빠졌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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