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막차에 올라 타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GTX 유치가 집값 급등으로 연결되나 보니 곳곳에서 정차역 추가와 노선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전국 집값 상승률 상위권은 GTX 수혜지역이 휩쓸고 있다. 인덕원역 설치가 유력시 된 안양 동안구에서는 30평형 아파트 매매 호가가 22억 원까지 치솟으며 서울 마포 등 강북의 웬만한 지역과 어깨를 겨루고 있을 정도다. 한 전문가는 “대선이 코 앞이다 보니 여러 지자체에서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며 “GTX 발 집값 불안은 상당 기간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성시는 지난 17일 ‘GTX-C 연장 운행 및 병점역 환승 여건 개선 검토 용역’ 평가위원 공개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기존 수원역까지인 GTX-C 노선을 추가로 연장해 병점역에 정차시키겠다는 의지다. 오산시와 평택시에서도 GTX-C 노선 연장 기대감이 크다. 현재 이들 3개 지자체는 서로 협력해 국토교통부에 연장 검토 및 반영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충남 천안시까지 나서 GTX 천안역 연장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C 노선의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게 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올해 말 추가 역이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왕십리역과 인덕원역 2개 역은 정차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동두천시는 종점을 기존 양주역에서 동두천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왕시 또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GTX-A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도 광주·이천·여주시와 강원도 원주시 4개 지자체가 GTX-A 노선 연결을 추진하고 있다. GTX-A 수서역과 수서~광주 복선전철~경강선을 연장해 GTX를 이들 지자체로 끌어오자는 주장이다. 이들은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노선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현 상황에서 GTX 추가 역 신설이나 연장은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정부가 입장을 바꿀 여지도 적지 않다. 앞서 국토부는 GTX-C 노선의 추가역 설치가 불가 하다는 입장 이었으나 정치권 및 지역 민원에 일부 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GTX 연장이 집값 상승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