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일본산 횟감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폭리, 꼬마빌딩까지 구입

국세청, 민생침해 탈세자 59명 세무조사

지역 인·허가 독점 업체, 부실시공 업체, 고리대부업자, 사행성 게임장 등

법인 명의로 10억 요트 구입하고 자녀 30억 아파트 편법 증여도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반사회적 민생침해 탈세자 59명 세무조사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반사회적 민생침해 탈세자 59명 세무조사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20년 넘게 하도급 건설공사를 해온 지역 인·허가 독점업체 A사는 영세사업자와 저가 재하도급 계약으로 폭리를 취했다. A사는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외주비 명목으로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실제 근무한 사실이 없는 배우자 명의 허위 인건비를 계상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탈루했다. 또 고가의 기계장치를 실제로 취득하지 않고 가공으로 계상해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사주일가는 법인비용으로 취득가액 총 10억원 상당의 슈퍼카 5대와 3억원의 고가 명품시계를 구입했고, 호텔과 골프장을 이용하며 호화·사치생활을 영위했다. 과세당국은 가공경비 계상 및 법인비용 사적사용 혐의 검증에 나섰다.



#수산물 도소매업체 B사는 국내산 수산물 선호도가 높아지자 저가 수입산 수산물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기해 폭리를 취했다. 거래대금은 명함에 기재된 직원명의 계좌로 입금 받아 현금매출을 신고 누락했으며, 허위인건비 등을 계상했다. 탈루한 소득으로는 수십억 원 대 배우자 명의 임대용 꼬마빌딩을 구입하는 등 편법 증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와 가구회사 등에 건설자재를 공급하는 C사는 친인척들에게 고액의 사업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허위 지급수수료를 계상해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법인 명의로는 업무와 무관한 10억 원의 고가 호화요트를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했고 관련 비용도 법인경비로 부당하게 처리했다. 또 사주일가가 사적으로 이용한 승마클럽 대금 1억 원 이상과 사주의 개인 소송비용, 유흥주점 지출액 등을 법인비용으로 계상했다. 사주는 시세 30억 원인 자녀 부부의 수도권 소재 고가 아파트와 관련한 부동산 취득자금을 편법 증여 후 증여세를 신고 누락했다.




국세청은 24일 불법·불공정행위로 폭리를 취하고 호화·사치생활을 일삼는 탈세혐의자 59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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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불법·불공정 탈세혐의자는 29명이다. 철거·폐기물 처리·골재채취 등 지역 인·허가 사업을 독점하며 불법 하도급, 일방적 단가인하 등으로 폭리를 취한 업체, 원산지·위생시설기준 위반 업체, 부실시공·저가자재 사용·계약 불이행 등 불공정 행위를 일삼는 인테리어 업체 등이 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수입산 생선의 원산지는 일본산으로 주로 횟감으로 사용됐다. 해당 업체들은 이미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됐다. 아울러 제도권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서민들을 상대로 고리를 수취한 미등록 대부업자, 가구·가전 및 식품·잡화 등 생필품 유통과정에서 가격을 왜곡한 업체, 재래시장·주택가에 숨어든 미등록·불법운영 성인게임장 등이 30명이다.

국세청은 조사과정에서 사주일가의 편법 증여, 재산형성과정, 생활·소비 형태 및 관련기업과의 거래내역까지 전방위적으로 검증해 고의적인 조세 포탈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하는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은 “법인명의로 호화 요트·슈퍼카·명품 등을 구입하며 나홀로 호화·사치생활을 누리고, 탈루한 소득을 가족들에게 편법 증여하는 등 반사회적 탈세행위를 통해 국민들에게 큰 상실감을 줬다”며 “민생경제 안정을 저해하는 악의적 탈세에 대해서는 일회성 조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탈루한 소득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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