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전기화학 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한 고용량·고효율 리튬 2차전지용 실리콘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 더욱이 2차전지의 에너지밀도를 높이면서도 실리콘·구리·탄소 복합 음극재의 합성 과정이 간단해 대량생산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차전지는 기존 노트북컴퓨터 외에도 전기차·드론·로봇 등에 널리 쓰이는 추세다.
김형진 광주과학기술원(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리튬 2차전지용 음극으로 주목받고 있는 실리콘 음극의 성능과 내구성을 개선했다고 25일 밝혔다. 실리콘 음극은 차세대 음극 중 상용화에 다가선 기술로 단위 무게당 이론 용량이 최대 4,200 mAh/g에 달해 기존 흑연 음극 대비 10배가 넘는다. 그만큼 에너지밀도가 크고 경제적이고 친환경 소재다.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와 같은 높은 에너지밀도와 출력밀도를 요구하는 쪽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에는 실리콘이 비전도성이고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팽창하고 수명이 짧아 상용화에 애로가 있었다. 실리콘 음극의 대량생산을 염두에 둔 연구도 부족했다.
하지만 광주과기원 연구팀은 간단한 전극 가열 공정을 적용해 실리콘·구리 합금 반응을 일으키고 전극 바인더를 탄소화해 실리콘 전극 전기전도성을 높이며 충·방전 시 발생하는 전극 내 기계적 응력을 완화시켰다. 바인더는 충·방전이 반복될 때 활물질 또는 도전재 사이의 결합이 느슨해지는 것을 방지해 전극을 기계적으로 안정화한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실리콘·구리·탄소 복합 음극이 4 A/g의 고전류밀도에서 1,776 mAh/g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 환경에서 기존 실리콘 음극은 충·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리콘과 이종 금속 간의 다양한 응용과 전극 가공 기술의 융합이 핵심”이라며 리튬 2차전지의 성능 향상을 기대했다. 서석호 박사과정, 윤호철 석사과정 학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 논문은 재료과학, 코팅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플라이드서피스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