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전격 인상하면서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초저금리를 1년 3개월 만에 끝냈다. 코로나19 4차 확산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성장률 전망을 4.0%로 유지하고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 금통위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50%로 내린 뒤 아홉 차례 연속 금리 동결한 끝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고승범 위원이 빠지면서 전체 금통위원 7명 중 6명이 참석해 과반수(4명) 동의로 의결됐다.
한은은 국내경제가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봤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다소 둔화됐으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는 판단이다. 앞으로도 민간소비가 백신 접종 확대와 추가경정예산안 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돼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과 같은 4.0%를 제시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1.8%)보다 0.3%포인트 올린 2.1%를 내놓았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2%를 넘는 수준이다. 한은은 최근 물가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2%대 중반으로 높아진 만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을 명시했다. 7월 통방문에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한 것을 이번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으로 문구를 바꾼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등을 살펴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