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초저금리 시대를 1년 3개월 만에 끝낸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는 이미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가계대출 금리가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7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2.99%로 지난 6월(2.92%)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2019년 10월(3.01%)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2.74%에서 2.81%로 0.07%포인트 상승해 2019년 5월(2.9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서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대출금리가 오른 것이다. 일반신용대출은 3.75%에서 3.89%로 0.14%포인트나 급등한 상태다. 보증대출금리도 0.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준금리가 선반영 됐을 수도 있지만 주로 정책당국에서 가계대출 관리하면서 우대금리가 많이 축소한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올랐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즉각 반영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린 뒤 이에 따라 변동금리를 서서히 올린다.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대출금리를 올릴 경우 0.25%포인트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은 3조 988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고금리 대출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가계 대출금리가 5.0% 이상인 고금리 대출 비중은 올해 1월 3.3%에서 7월 4.6%로 크게 상승했다. 4.0% 이상부터 5.0% 미만인 대출 역시 비중이 상승했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신호를 보냈지만 고정금리 비중은 18.6%로 낮은 수준이다. 다만 고정금리 비중은 6월(18.3%)보다 소폭 오르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모습이 관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