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잭슨 홀 분석…①올해 테이퍼링 시작 ②인플레 대응 안 서둘러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 홀 미팅 연설에 상승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찍었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연 1.30%대로 하락했습니다. 시장에는 긍정적이라는 의미인데요.

잭슨 홀 미팅 연설의 핵심은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월가 예상과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별 것 없는 연설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를 빼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고용상황은 조금 더 봐야 한다는 발언은 과거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연말께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시장의 예상과도 부합하는데요. 한국 시장이 휴장이지만 시장의 관심이 컸던 만큼 잭슨 홀 미팅 관련 내용 전해드립니다.

“올해 자산매입속도 감축 적절할 수 있어”…다만, 정확한 시점은 안 밝혔다


이날 파월 의장의 잭슨 홀 미팅 연설에서 알아둬야 할 것은, 아래 6가지입니다.

① 올해 자산매입속도 감축 적절할 수 있다(구체적 계획 발표시점 안 밝힘)

② 임금인상 여전히 완만. 중고차 가격하락 전망 등 인플레 일시적 주장 유지

③ 인플레는 통화정책 목표 충족. 고용은 명확히 진전(조금 더 이뤄져야)

④ 데이터와 리스크 신중히 볼 것

⑤ 델타변이 단기 리스크 있어. 그럼에도 고용개선 계속 이뤄질 전망

⑥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관계 없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오늘 파월 의장 얘기 가운데 뉴스는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한다는 겁니다. 파월 의장이 올해한다는 얘기를 한 것은 처음인데요.

워싱턴의 연준. /로이터연합뉴스


그런데 그 이상의 힌트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정책적 여지를 남긴 것이죠. 이 부분을 볼 때 눈여겨봐야 하는 것이 파월 의장이 “앞으로 데이터와 리스크를 신중히 보겠다”는 말을 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결국 다음 주에 나올 8월 고용지표를 포함해 몇 가지 경제지표가 테이퍼링 일정을 좌우한다는 말이 됩니다. 예상 외로 지표가 좋게 나오면 테이퍼링을 서두를 수 있다는 말이면서, 반대로 영 좋지 않다면 좀 더 늦어질 수 있을 겁니다. 보스턴 프라이빗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섀넌 사코시아는 “시장은 연말 전 테이퍼링 시작을 예상해왔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오늘 연설에서는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얘기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든, 어느 정도 일시적이든 더 지속되든 고용지표는 연준이 필요로 하는 수준에 여전히 되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도 “이제 일자리 보고서가 초점”이라며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 고용지표에 쏠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8월 고용보고서는 9월3일 오전8시30분(동부시간)에 나옵니다.

파월, 시장의 기대 충족…11월 발표 가능성 지금으로선 높아



물론 정책여지가 매우 크지는 않습니다. 일단 연내에 한다는 큰 틀의 가이드라인을 정했기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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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9.21~9.22)과 11월(11.2~11.3), 12월(12.14~12.15) 3번입니다. 월가의 분위기를 보면 11월을 중심으로 9월로 당겨지냐 아니냐는 상황입니다. 12월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FOMC 발표 후 실제 시행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빠듯할 수 있습니다.

조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테이퍼링이 연내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재확인해줬다”며 “공식발표는 11월, 실제 시행은 아마도 12월 초일텐데 그가 델타변이의 리스크를 거론했지만 이것이 매우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이 경로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매파들이 요구해온 9월 FOMC 발표는 연준의 카드에 들어있지 않을 것”이라며 “델타변이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은 11월 FOMC 때 나올 연준의 발표를 준비해야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사이에 명확한 선을 그었다. 또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발표 시점을 알리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게 있습니다. 당초 모호한 발언만 남기지 않겠느냐고 한 데서 한 발 나아가 연내 테이퍼링을 한다고 했으니 시장에 악재 아니냐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이날 증시와 국채금리를 보듯 투자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시작이 긴축은 아니라는 생각을 명확히 밝혔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우선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이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7월 FOMC 의사록에도 나온 얘기지만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차단한 것이죠.

실제 자산매입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해도 계속해서 채권을 사들이기 때문에 대차대조표는 플러스가 됩니다. 추가로 명확한 발표시점을 공개하지 않고 연말 쪽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에 비둘기파적이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로이터통신은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발표시점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인 까닭에 이날 10년 물 국채금리가 하락했다”고 했습니다.

“인플레 일시적” 주장에 상당 시간 할애…물가대응용 금리인상 안 서두른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파월 의장의 연설이 상대적으로 시장의 기대를 채워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테이퍼링의 경우 당초 11월께 발표가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다가 조기 테이퍼링론이 고개를 들면서 9월에 발표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었다”며 “그런데 이날 연설을 보면 구체적인 시점을 주지 않은 채 올해 내 한다고 하면서 약간 테이퍼링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는 뒤로 가는 듯한 느낌을 줬다. 결과적으로는 원래의 시장전망으로 돌아간 것이지만 9월 발표 얘기가 나오던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도비시(비둘기파)하게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시장의 기대가 11월→9월→11월(잭슨 홀 연설 후)이 되면 맨 처음과 다를 바 없지만 최근 기준과 비교하면 도비시한 셈이죠. 파월 의장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어찌 보면 시장의 컨센서스가 큰 내용이 없다는 쪽으로 기울자 그건 아니라고 하나 툭 던지면서 큰 틀에서는 또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킨 측면도 있습니다. 시장에 끌려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이날 파월 의장의 전반적인 연설 내용을 보면 기존의 주장을 답습하면서 시간의 대부분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에 할애했습니다.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주장의 종합판이었는데요.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도비시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로이터연합뉴스


구제적으로 △전반적인 급여인상은 여전히 완만 △과거 25년 간 내구재의 인플레 기여도 낮음 △중고차 가격하락 조짐 △1990년대 이후 경제가 좋을 때도 2% 미만, 갑자기 트렌드가 뒤집어진다고 생각할 이유 적음 △장기 인플레 기대 높지 않음 등의 여러 이유를 댔습니다.

이는 첫째, 연준이 인플레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둘째로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이 됩니다. 구구절절 인플레에 대해 설명한 것은 결국 이 두 번째 요인을 시장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데요.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사이의 고리를 이날 끊어놓긴 했지만 추가로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또 한번 선언한 셈입니다.

이날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은 “금리인상은 멀고 멀며 투자자들은 이것에 행복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시장에서는 2023년 금리인상 얘기가 나옵니다.

다만, 물가상승이 일시적이지 않다면 연준은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날 파월 의장 연설 후에도 내년 말 금리인상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날 잭슨 홀 미팅 연설을 보면서 시장과 연준의 정책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별 것 없는 연설만은 아니었기에 더 그런데요. 항상 정확할 수는 없지만 해당 시점에서 가장 설득력 높은 전망과 해설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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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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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앤디 워홀의 말처럼 '인생은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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