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사상 첫 100대을 1을 넘어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겹 규제 후유증으로 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 들었다는 점을 꼽는다. 실제로 2020년에는 1~8월에만 3만 여 가구에 이르던 분양 물량은 올해에는 같은 기간 6,000여 가구로 대폭 감소했다. 물량이 줄면서 가점 커트라인 평균도 60점대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1.4 대1을 기록했다. 부동산114가 청약경쟁률을 집계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평균 청약 경쟁률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114 분석에 의하면 서울의 청약 경쟁률 증가 추세는 다른 지역과 동떨어진 흐름이다. 우선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2017년 12.39대1에서 지난해 27.94대1로 오른 후, 올들어 8월까지 20.43대1로 줄었다. 경기도역시 지난해 31.13대1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29.07대1로 감소했으며 인천시도 지난해 29.5대1에서 올해 19.28대 1로 줄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2017년까지만 해도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인 12.59 대 1이었다. 하지만 이후 매년 경쟁률이 치솟아 2018년과 2019년에는 30 대 1, 지난해에는 88.26 대 1까지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8월 현재까지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만 유독 고공행진을 하는 원인은 분양 물량 감소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올 1월에서 8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구수는 23만 3,36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 5,948가구보다 늘었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8월까지 7만2,065가구가 분양됐지만 올해는 7만6,920가구로 아파트 분양이 증가했다.
이와 달리 서울의 경우 지난해는 8월까지 3만 3,342가구가 분양된 반면 올해는 같은 기간 분양 가구수가 6,021가구에 그쳤다. 여경희 부동산114는 “지난해 7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올 상반기까지 여러 단지에서 일정 변동이 있었으며, 조합 내부 사정에 따라 원래 계획됐다가 분양이 미뤄진 경우가 많았다”며 “반면 분양이 로또화 되면서 수요는 더 몰렸다”고 말했다.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일반 공급 물량의 당첨 가점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 청약 가점은 지난 2017년 44점에서 올해 59점으로 뛰어올랐다. 평균 가점이 아닌 최저 가점의 평균 역시 같은 기간 31점에서 57점이 됐다. 당시에는 청약점수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30점 초반대에도 당첨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서울에서 주요 단지가 분양이 예정돼 있지만 청약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매머드급 규모로 일반 분양물량만 4,786가구에 달하는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1만2,032가구·둔촌주공 재건축)'를 비롯해 '신반포 메이플자이(3329가구)' '이문1구역 래미안(2904가구)'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다만 단지별 이슈로 일정 지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여 수석연구원은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의 분양이 내년 이후로 연기 될 수 있고, 이 경우 서울 내 분양물량은 하반기에도 상당량 줄게 된다”며 “특히 나머지 분양물량도 정비 사업을 통한 공급으로 일반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높은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