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일부 국가의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되자 해외 카드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암호화폐가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해외 결제 수요도 당국이 검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분기 중 국내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직불) 해외 사용액이 33억 7,300만 달러로 전 분기(25억 6,100만 달러)보다 31.7%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80%가량 급증했다.
국내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액은 2019년 4분기 48억 8,3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2분기 18억 7,400만 달러까지 급감한 바 있다. 이후 해외 직구 쇼핑 등이 늘면서 지난해 4분기 26억 7,000만 달러, 올해 1분기 25억 6,100만 달러 수준으로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해외 출국자 수 자체는 전 분기 대비 2,000명 정도 줄었지만 해외 봉쇄 조치가 일부 완화돼 현지 소비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아직 여행이 자유롭진 않아도 사업 등을 이유로 출장이 조금씩 이뤄지고, 현지 파견 중인 주재원 등을 중심으로 카드 사용이 늘었다는 것이다. 국제수지 일반 여행 지급도 1분기 30억 8,000만 달러에서 2분기 36억 5,0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비트코인 등 해외 암호화폐 구매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 당국은 국내 카드로 해외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것을 불허하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 수가 워낙 많아 이를 모두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중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수는 1,148만 9,000장으로 전 분기 대비 2.2% 증가했다. 카드 1장당 사용액은 294달러로 28.9% 급증했다. 사용 종류별로는 신용카드(14.1%), 체크카드(72.8%), 직불카드(48.3%) 등 모든 카드에서 사용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