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우리나라의 달 궤도 탐사선이 달의 남·북극 분화구 안의 영구 음영지역을 정밀 촬영해 미국 주도의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의 유인 후보 기지를 찾는다. 물(얼음)과 휘발성 물질의 존재와 부존량도 확인한다. 달 극지방의 정밀 지형도가 담긴 영상지도도 작성한다. 이를 통해 국제적으로 달을 기반으로 한 화성과 소행성 등 우주탐사 임무의 전진기지 개발을 위한 기본 자료를 확보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내년 8월 미국 스페이스X 발사체에 실어 보낼 달 궤도 탐사선(KPLO·Korean Pathfinder Lunar Orbit)에 부착될 섀도캠(ShadowCam·음영 카메라)의 임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하는 섀도캠은 최근 우리 달 궤도선에 장착 완료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0월까지 달 탐사 궤도선의 모든 조립을 완료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나사는 50여년만에 달에 우주인을 다시 보내는 것은 물론 심우주 전진기지까지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 달 궤도 탐사선을 일부 활용하게 된다. 이를 위해 우리 탐사선을 달 궤도에 보내기 위한 항행기술과 심우주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아르테미스는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참여해 무인과 유인 달 궤도선을 순차 발사한 뒤 2024년 남녀 우주 비행사를 1주일가량 달에 체류시키고, 2028년까지 달에 지속가능한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 과정에서 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Gateway)을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달 기지 운영과 자원 개발 등을 위한 ‘아르테미스 국제협정’을 체결할 때 자금력과 우주 기술력 미비 등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참하기로 약정을 맺었다. 1차 협정에는 미국·일본·영국·호주·캐나다·이탈리아·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 8개국이 참여했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나사에 2018년 말 게이트웨이 참여를 위한 공문을 보낸데 이어 2019년 7월 유·무인 달 탐사와 게이트웨이에 궤도 간 우주 운송기, 나노 위성, 우주 인터넷 등 6개 우선 협력 분야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선은 내년 8월부터 100㎞ 상공에서 정상 궤도 활동을 준비하다가 2023년에 1년간 본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총 중량 678㎏의 달 궤도선에는 섀도캠 외에도 고해상도 카메라(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표면 관측과 2030년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광시야편광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우주 풍화 연구와 티타늄 지도 산출), 자기장 측정기(경희대, 달의 생성원인 연구), 감마선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헬륨-3·물·산소·건설 자원 등 원소지도 작성), 우주인터넷 검증기(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심우주 탐사용 우주인터넷 실험)가 실린다. 정부는 달 궤도선에 2016년부터 내년 7월까지 당초 1,978억 원의 예산을 잡았다가 약 2,300억원으로 300억원 가량 증액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오는 10월과 내년 5월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1차, 2차 저궤도 본발사, 내년 8월 달 궤도 탐사선 발사,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 2030년 우리 발사체를 통한 달 착륙선 발사까지 달 탐사가 이어지게 된다”며 “아르테미스 약정을 통해 내년 시작해 2035년 완성하는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 개발 과정에서도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위성개발 과정에서는 미국과 협조체계를 구축했으나 우주 발사체 개발 쪽에서는 철저하게 견제를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