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한 첫 번째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에게 언론중재법을 포함해 20여 개 법안 모두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네 차례의 잇따른 회동 이후 본회의 개회를 31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당초 여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언론중재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민주당이 이처럼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언론법 처리를 8월 국회에 강행 처리하려는 것은 언론중재법 처리가 지연될 경우 당내 강성 친문 세력의 반발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들 세력을 집결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31일에 여야 합의 없이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면 일단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저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도 31일로 끝나는 8월 임시회에 맞춰 자동 종료된다. 이 경우 여당은 9월 1일 시작되는 정기 국회에서 또다시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국회 표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은 앞서 여당의 강행 처리 방침에 거세게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결국 (언론중재법 강행의) 목적은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강화,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이후 보장,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을 속이고 권력을 빼앗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할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모든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송두환 인권위원장 후보자 역시 이날 인사 청문회 자리에서 “(개정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