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중교통 창문에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활용한 광고를 전격 허용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이 제품을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전날 규제개혁 신문고를 통한 규제혁신 사례를 발표하면서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지하철 창문 광고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서는 교통수단 외부 면에 발광하는 창문 광고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투명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해당 법으로 금지되는 규제대상인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투명 OLED의 특징을 십분 살린 사용처를 발굴하며 지난해부터 중국 지하철, 일본 철도 등에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관련 법규가 모호해 도입이 계속 미뤄졌다. 이번에 국무조정실은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에 기반해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지하철 광고가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투명 OLED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 투명도가 높으면서 얇고 가벼워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현할 수 있다. 현재 대형 투명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철도·자동차 등 교통수단에 투명 OLED가 적용될 경우, 특정 장소와 시간에 따라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유명 랜드마크, 관광명소 등을 지날 때 각종 정보 및 광고 등을 유리창에 바로 띄울 수 있다. 또한 철도용 투명 OLED는 투명도 40%에 55인치 크기로, 객실 창문을 대체할 수 있는 철도 특화 제품이다. 고속으로 선로를 달리는 열차에 적합하도록 특수 강화유리를 적용해 기존 패널 대비 충격과 진동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중국 베이징, 심천, 푸저우 등 지하철에 투명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일본 JR 동일본 관광열차에도 투명 OLED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투명 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이번 규제개혁으로 투명 OLED 적용이 확대되면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프레시언트&스트래티직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연평균 46% 성장해 2024년 49억3,300만 달러(약 5조7,46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