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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우리말] 멀칭 대신 '바닥덮기'…수도는 '논벼' 농업언어도 우리말이 쓰기 편하죠

농림축산식품부 전문용어 표준화


“마늘 멀칭 개선으로 친환경 농업을 구현합니다.”

여기서 ‘멀칭(mulching)’은 ‘뿌리 덮개를 덮어주다’는 영단어(mulch)의 명사형이다. 농작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땅의 온도를 유지하며 흙의 건조·병충해 등을 막기 위해 땅을 짚이나 비닐 같은 것으로 덮는 일인데, 외래어가 그대로 굳어버려 농업용어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멀칭’ 대신 ‘바닥덮기’라는 더 좋은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축산업 등 관련 분야 용어 중에 한자어와 일본어, 영어 등 어려운 외래어 비중이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쉬운 용어로 개선하고자 지난 2018년 ‘전문용어 표준화 협의회’를 신설했다. 지난 2월에는 표준화로 확정된 전문용어를 누리집 등을 통해 고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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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용어인 ‘사일로(silo)’의 경우 ‘사료 저장탑’ 혹은 ‘곡물 저장탑’으로 바꿔쓸 수 있다.

남용되는 한자어보다 쉬운 우리말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출수(出穗)’보다는 ‘이삭 나옴’, ‘춘파(春播)’보다는 ‘봄씨 뿌림’ ‘봄씨 뿌리기’ 혹은 ‘봄 파종’ 등의 우리말이 듣기에도 더 곱다. 같은 방식으로 ‘추파(秋播)’는 ‘가을 씨뿌림’ ‘가을 파종’으로 맞춰 쓸 수 있다.

농작물이 쓰러지는 것을 뜻하는 ‘도복(倒伏)’은 뜻 그대로 ‘쓰러짐’이라 쓰기로 했다. 한자어가 공공언어에 더 적합하다는 편견을 깨뜨리려는 시도다. ‘재식(栽植)’은 ‘심기’, ‘적과(摘果)'는 ‘열매솎기’, ‘적화(摘花)’는 ‘꽃 솎기’로 순화했다. ‘급이(給餌)’는 ‘먹이주기’, ‘수도(水稻)’는 ‘논벼’로 표현할 때 오히려 뜻이 더 분명해진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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