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인문학적 관점으로 본 다리의 역사

[책꽂이-다시, 오래된 다리를 거닐다]

이영천 지음, 루아크 펴냄






다리는 강, 바다, 골짜기 등이 가로막아 멀리 떨어진 지역과 지역의 연결고리다. 단절된 공간을 잇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만드는 일은 필수적이었고, 그 위로 사람과 물건이 오가며 문화와 문명이 널리 전파됐다. 돌멩이로 만든 징검다리부터 시작해 목조, 석조 교량이 생겨났고, 산업혁명기 철근과 콘크리트로 만든 다리는 현대 문명과 제국주의를 함께 실어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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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다시, 오래된 다리를 건너다’는 이렇게 공학적으로 만들어진 다리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피며, 오랜 세월 다양한 이유로 다리가 놓인 과정과 그 속의 사연을 들춰낸다. 저자는 1,000년을 버틴 옛 다리부터 불과 수십 년 전 지어진 근현대 다리까지 기술이 발달해 온 순서대로 그 속에 숨은 삶의 애환이나 역사 속 잘잘못 같은 이야기들을 찾아낸다.

책의 1부에서는 신안군 추포도 노두길, 경복궁 취향교, 청계천 광통교, 진천 농다리, 정조대왕이 건넌 한강 배다리 등 우리 옛 다리 10개를 소개한다. 책은 역사를 간직한 다리의 뒤안길을 조명하며 그 속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짚고 나아가야 할 길을 묻는다. 2부에선 군산 뜬다리부두, 철원 승일교, 성수대교, 남해대교, 진도대교 등 근현대 교량을 다룬다. 여기서는 주로 교량의 건설과 관계된 자본과 권력의 욕심이 어떤 모습으로 발현됐으며, 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어떻게 여기에 휩쓸렸는지 돌아본다. 1만8,5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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