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2년 실거주 규제 방안이 철회된 후 서울의 전세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량은 두 달 전에 비해 11.4% 증가했다. 동대문구(92.3%)의 전세 물량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은평구(76.6%), 광진구(40.2%), 노원구(33.5%), 성동구(28.4%), 동작구(27.5%), 도봉구(24.5%), 용산구(22.4%) 등 17개 자치구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거주 법안을 추진하다가 지난 7월 중순 폐기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집주인들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고 자신의 집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급장했다가 정책 철회로 다시 임대로 집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전세 물량이 지난 7월 3일 85건에서 전날 279건으로 3.3배나 늘었다.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같은 동 르엘대치는 같은 기간 전세 물량이 36건에서 136건으로 3.8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가을철(9∼11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6,304가구 수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약 7,740가구)보다 적어 전세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전국 물량도 같은 기간 8만6,977가구에서 8만3,059가구로 줄어든다. 또 새 임대차법 영향으로 전세 물량이 줄고 가격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