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승부사' 구본준 회장 공격경영 시동…가구업계 지각변동 예고

[LX하우시스, 한샘 인수전 가세]

IMM 이르면 이번주 파트너 결정

LX, 최종 참여자로 확정되면

상대적 약점이었던 B2C부문 보강

인테리어 전분야 막강 영향력

인수가 높아 협상 만만찮을듯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국내 최고의 토털인테리어 기업 한샘(009240) 인수에 LX하우시스를 비롯해 롯데지주 등 다양한 전략적 투자 파트너를 선정하고 나서자 업계에서는 전략적 투자 파트너로 어떤 기업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전면 개편을 넘어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와 LX하우시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과 먹을 거리가 필요한 상황인 까닭에 그 어떤 기업보다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대형 유통사가 참여하느냐 대형 건자재 기업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한샘의 미래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LX하우시스가 참여자로 결정될 경우 LX하우시스가 약했던 B2C(기업소비자간거래)가 보강돼 LX하우시스가 가구 인테리어 건자재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다만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경영권 등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어느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IMM은 투자 조건과 시너지 등을 검토해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에는 파트너를 낙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LX하우시스는 이사회를 열고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 예정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3,000억 원을 출자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IMM PE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7%를 1조5,000억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LX하우시스 등 전략적투자자는 총 투자금액 중 5,000억 원 안팎을 부담한다. 이처럼 LX하우시스가 구체적으로 참여 계획을 밝힌 반면 인수설이 먼저 나왔던 롯데쇼핑은 한샘 인수에 대해 공시를 통해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에서 검토 중인 한샘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신설 사모펀드(PEF)에 출자를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에 이어 LX하우시스가 한샘의 인수전에 참여하게 된 것은 취약했던 B2C 분야를 강화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롯데가 한샘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LX하우시스의 이번 인수 참여 소식에는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다.






LX하우시스는 LG그룹 계열사 시절 조창걸 회장이 매물로 내놓은 한샘에 대해 가장 먼저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한샘과 LX하우시스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LX하우시스의 한 관계자는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고 아직 결정된 게 없고, 롯데를 비롯해 다른 플레이들 중에 IMM이 선택하는 구조”라며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이될 경우 LX는 건자재에서 강점이 있고, 한샘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토털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회사이기 때문에 분명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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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LX하우시스가 한샘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LX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탄탄하게 확보하기 위한 구본준(사진) 회장의 계획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는 특히 LX그룹이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굵직한 M&A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출범 당시 그룹 구성원들에게 ‘1등 DNA’와 ‘세계 무대를 향한 개척 정신’을 강조한 구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한샘 인수전에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LX그룹은 인수 여부가 확정된 상황이 아닌 만큼, 그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LX하우시스가 한샘 인수에 참여할 경우 ‘초격차의 토털 인테리어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샘의 매출액은 2조 원대 LX하우시스의 매출액은 3조 원 대로 두 기업의 매출액을 합칠 경우 5조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인테리어 시장을 비롯해 건축 시장의 활황으로 인해 두 회사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X하우시스가 한샘 인수에 최종 참여할지는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참여할 경우 ‘거대 공룡’이 탄생하는 것”이라며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LX하우시스는 한샘을 실사할 수 있어서 손해볼 게 없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MM의 한샘 인수 가격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아 인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라며 “이 때문에 전략적투자자를 모집하고 나섰지만 인수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샘은 최근 새로운 노사협의체 구성을 마친 가운데 협의체가 인수합병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근로자 측 인사는 마케팅, 매장교육팀, 품질관리팀에서 한 사람씩 총 3명이 선출됐다. 한샘은 제조사업부를 제외하고 전체 노동조합이 없어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대표가 노조 역할을 한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노사협의회는 한샘의 경영권 매각 전후로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협의회는 경영권 매각 협상 과정 중 고용승계 등 노사협조에 관한 일을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노사협의회 임기는 이달 1일부터 2024년 8월 말까지다. LX하우시스의 한샘 인수전 참여 발표에 앞서 롯데그룹이 IMM PE에 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한샘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샘 내부에서는 불안감도 적지 않았다.


연승 기자·박호현 기자·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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