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주식계좌 5,000만 시대"…대체거래소, 연내 설립 신청

[ATS 설립 프로젝트 보고서 입수]

금투협·증권사 6곳 참여 설립검토위

"한국거래소 66년 독점 대신 경쟁"

거래시간 확대·수수료 인하 등 기대

내년1월 예비인가·2023년 11월 서비스

부산 반발은 과제…당국 신중한 입장





금융 투자 업계가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대체 거래소 설립에 착수한다. 증권 거래 시간 확대와 낮은 수수료, 다양한 금융 상품, 편리한 매매 방식 등 투자자 편의 제고와 동시에 업계 수수료 부담 완화, 자체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에 따라서다. 지난 1956년 이후 66년간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를 유지해온 시장 질서 재편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 6개 사(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로 구성된 다자간 매매체결회사(ATS) 설립검토위원회는 연내 금융 당국에 ATS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 신청에 나서기로 했다.

2019년 출범한 ATS 설립검토위는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며 ATS의 설립 저변이 마련됐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초 베인앤드컴퍼니에 ‘ATS 설립 프로젝트’ 컨설팅을 맡겼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초 3,500만 개였던 주식 활동 계좌 수는 3일 기준 5,134만 개로 늘었다.

7월 나온 최종 보고서에는 오는 2023년 11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10월 예비 인가를 신청해 내년 1월 예비 인가를 받고 2월 중 ATS 준비 법인을 설립하는 청사진이 담겼다.



설립검토위 관계자는 “용역 결과와 설립에 최소 2년여 기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해 연내 예비 인가 신청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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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을 맡은 베인앤드컴퍼니는 보고서에 담긴 사업성 평가에서 ATS가 설립 3년 내 흑자 전환, 5년 내 시장점유율 15%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해외 사례 스터디를 토대로 ATS가 거래소 간 경쟁 체제를 초래해 국내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거래 시간 확대 △투자자 거래 비용 감축 및 거래 속도 개선 △거래 유형 및 기법 다변화 △거래 가능 종목 다변화 △선제적 자본시장 인프라 고도화 및 투자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정규장으로 제한돼 있는 거래 시간대가 확대돼 야간 거래 시간대 거래 수요가 창출되고 거래소 간 경쟁에 따른 상품 다변화, 중간 가격 체결 등의 인프라 고도화로 전체 시장 거래 대금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TS 설립검토위에 포함된 6개 증권사와 금투협은 설립을 위한 자본금을 1,000억 원 내외로 결정해 각각 8%씩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에 대해 주주를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토위는 국내 중소형 증권사 및 골드만삭스와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물론 나스닥 거래소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주 모집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도 대체로 ATS 설립을 반기는 분위기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TS 도입은 국제적 흐름과 오랜 준비 과정을 감안하면 때늦은 면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매매 체결 서비스의 경쟁을 통한 자본시장의 질적 도약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지나친 시장 분할과 과도한 경쟁이 초래하는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위치한 부산 지역의 민심은 넘어야 할 산이다. 7월에도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이 지역 시민 단체들이 대체 거래소에 관한 설립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보고서도 이를 의식한 듯 ATS 설립을 위한 속도전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주식 거래량 확대로 사업 추진에 우호적 환경이 마련됐다”며 “상장 니즈와 공공기관 지정 회피를 위해 한국거래소의 ATS에 대한 반대 입장이 약화되고 부산 지역의 반대 여론도 완화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당국은 조심스러운 눈치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관계 법규가 마련돼 있어서 예비 신청이 들어오면 당연히 들여다봐야 하지만 아직 접수된 것이 없어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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