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탈레반, 여성 시위대에 채찍·몽둥이…여성 스포츠 출전 금지

시위대 "여성도 아프간 정치, 경제, 사회 참여 보장하라"

탈레반, 기자들과 학교 가는 청소년까지 두들겨 패

아프간 새 정부,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도 금지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3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시내에서 탈레반 정권에 그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AP연합뉴스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3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시내에서 탈레반 정권에 그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A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리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시위대가 팻말 등을 들고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리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시위대가 팻말 등을 들고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탈레반이 또다시 여성들을 억압하기 시작했다.



미국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탈레반 조직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시위에 나선 여성들에게 채찍과 몽둥이를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탈레반이 남성으로만 과도정부를 구성한 데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탈레반 조직원들은 시위대를 채찍과 몽둥이로 진압하며 당시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까지 폭행했다. 심지어 학교에 가다가 시위를 지켜보는 청소년까지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도록 두들겨 팼다는 증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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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참여한 이들의 주장은 아프간 정치, 경제, 사회에 여성들도 참여하도록 해달라는 게 골자였다. 시위대의 플래카드에는 "여성에게 자리가 없는 정부는 없다", "나는 계속 자유를 노래하겠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한 여성 시위자는 "탈레반이 채찍으로 때리면서 집에 가서 이슬람 토후국(아프간 새 정권)을 받아들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아프간 새 정부가 여성들의 스포츠 경기 출전도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흐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호주 SBS방송 인터뷰에서 "여자는 크리켓 경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크리켓 경기 출전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 중 여성들의 얼굴과 몸이 노출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이 이슬람 율법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국제사회에서 극단주의 무장정파, 테러 지원 세력으로도 분류되는 탈레반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로부터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이미지 변신에 힘썼다. 이를 위한 핵심 공약 중 하나가 여성인권 존중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탈레반이 여성권 주장 자체를 극도로 예민하게 여기고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장유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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