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높은 장세에서 방어력이 강한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고점 통과 논란과 미국 통화정책 변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투자 전문가들은 확실한 경쟁력이 있으나 주가는 부담이 없는 종목들에 분산투자한다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18년 10월 출시한 상장지수펀드(ETF) ‘KINDEX 미국 WideMoat 가치주 ETF’는 장기 경쟁 우위를 가진 미국 가치주에 투자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가 워런 버핏의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 개념을 토대로 만든 지수 ‘모닝스타 와이드 해자 포커스지수(Morningstar Wide Moat Focus Index)’를 기초 자산으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해자(moat)’란 적으로부터 성을 보호하기 위해 성곽을 따라 파놓은 못을 말한다. 버핏은 기업이 경쟁사로부터 경쟁 우위를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을 경제적 해자에 빗대어 표현하면서 ‘넓은 해자(wide moat)’를 가진 기업에 투자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경쟁사가 침범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을 토대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춘 기업이 넓은 해자를 가진 기업에 해당한다.
모닝스타는 기업의 해자 보유 수준과 적정 가치 대비 저평가 정도를 단계적으로 평가해 장기 경쟁 우위를 갖고 있으면서도 저평가된 가치주를 발굴한다. 먼저 각 섹터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무형자산 △비용 우위 △전환 비용 △네트워크 효과 △효율적 규모 등 5개 요인을 기준으로 미국 시장 상장 종목 전체의 경제적 해자 보유 수준을 평가한다. 2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만을 넓은 해자를 가진 종목으로 분류한다. 이후 해당 종목들의 적정 가치를 산출한 뒤 적정 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만을 지수에 편입한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웰스파고은행·구글·마이크로소프트·화이자·페이스북·맥도날드·보잉·서비스나우·세일즈포스·필립모리스 등 총 10개 업종, 48개 종목을 동일 가중 방식으로 담고 있다.
이 지수를 따르는 KINDEX 미국 WideMoat 가치주 ETF는 출시 이래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달 8일 기준 최근 3개월 수익률은 8.04%, 1년 수익률은 33.61%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수익률은 78.31%에 달한다. 최근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출시 3년 만에 순자산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들은 미국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경우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3개월 단위의 리밸런싱을 통해 고평가 종목들은 편출하고 주가 경쟁력을 가진 종목들을 편입하는 KINDEX 미국 WideMoat 가치주 ETF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방어력이 높아 하반기 시장 상황에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