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초동야단법석] ‘고발 사주’ 동시 겨눈 檢·공수처…전속 관할권 두고 다시 ‘갈등 모드(?)’

공수처, 손준성·김웅 압수수색 등 수사 착수

대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에 사건 배당

법률상 공수처 이첩 요구에 수사기관 응해야

이첩합의는 원만해결, 하지만 충돌 가능성도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관련, 고발장 작성자로 거론되는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16일 대구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 대구=연합뉴스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 관련, 고발장 작성자로 거론되는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16일 대구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 대구=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이 ‘고발 사주’ 의혹을 겨냥해 동시 수사에 착수하면서 전속 권할권을 사이에 둔 양측 갈등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피의자 소환이나 증거 분석 등 수사가 제 궤도에 오를 경우 수사 우선권을 두고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이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검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 따라 사건을 이첩하면서 원만히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15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7명을 고소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이는 최 대표 등이 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대검이 보름째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진행해오다가 사건을 배당하고 직접 수사로 전환한 것이다. 대검은 사건 배당과 함께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 연구관(검사) 등 수사 인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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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위해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김웅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위해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공수처 수사3부가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손준성 검사(당시 수사정보정책관)와 국민의힘 김웅 의원 자택·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공수처는 앞서 9일 사건에 ‘공제 13호’의 사건 번호를 부여하고 윤 총장과 손 검사를 입건했다. 반대로 대검은 진상조사 과정에서 수사정보정책관실 PC와 고발장에 첨부된 판결문 열람 기록 등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자료 제공 등 여부에 따라 양측이 수사 공조냐, 충돌이냐로 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공수처법 제24조에 따라 공수처가 수사 이첩을 요구하고, 검찰이 응하면 사태는 원만히 해결될 수 있다. 공수처법 제24조(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에서는 ‘수사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 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수사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률상 공수처는 전·현직 검사에 대해 수사·기소 권한이 있으나 공직선거법이나 개인정보보보법 위반에 대해서는 기소 권한이 없다. 반면 공직선거법 위반은 검찰이 직접 수사가 가능한 6대 범죄에 속한다. 법조계 안팎에서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나머지 혐의는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수처 관계자가 앞서 16일 “현재 단계에서는 투 트랙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도 “원칙적으로 공수처법 24조 1항에 따라 검사 사건에 대해서는 전속 권할권이 있다”고 밝힌 점도 향후 이첩 가능성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지난 17일 “지금 검찰과 공수처가 협력하는 단계이니 비효율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인권침해 부분도 중복 수사를 피하겠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사 기관들이 잘 해결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와 검찰은 앞으로 핵심 피의자를 소환하거나, 각기 확보한 자료를 공유하는 과정에 대해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이들 과정에서 이첩이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첩에 대해 신속한 합의를 이룰 수 있는지가 갈등이 커지느냐, 원만히 해결되느냐를 결정할 수 있다”며 “조율 과정에서 양측간 관할권 다툼만 부각된다면, 양측이 ‘밥그릇 싸움’으로 수사만 지연시킨다는 비판에 휩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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