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두고 ‘저강도 긴장고조’라고 진단했다. 북한이 대화 문을 열어 두고 여러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문 대통령 생각이었다.
미국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23일 귀국길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 기내에서 동행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에 의해서, 미국에 의해서 이뤄지는 대화의 제기가 있었는데 북한이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날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아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번에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했지만 원래 약속했던 핵실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은 모라토리움(정지)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 대화를 단념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긴장 고조만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문은 열어둔 채 여러 가지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비핵화 협상의 조건으로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 하는 정책을 철회할 것과 이런 저런 보상을 요구를 하고 있다”며 “미국은 그런 대화의 조건조차도 대화를 통해서 논의하자고 하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결국은 북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 믿는다”며 “다만 그 시기가 우리 정부에서 이뤄질지, 우리 정부에서 다 끝내지 못하고 다음 정부에서 이뤄질 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손을 내밀어주길 기대한다’고 한 말은 유엔 제재 해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냐’는 질문에는 “우리 정부 들어서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2017년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 시험 발사 때문에 전쟁의 위기까지 고조가 되었던 상황을 해소하고 지금까지 평화를 유지해 온 성과가 있었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게 한 그 의미도 매우 크다”며 “그 흐름이 지속되었어야 하는데 하노이 회담의 실패와 함께 멈춰버린 것이 매우 아쉽다. 인도주의적인 협력은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치된 견해이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남북관계 발전에서 큰 장애가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코로나로 인한 북한의 여러 가지 봉쇄 정책이 굉장히 대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계속해서 이렇게 시간만 보낼 순 없고 결국 대화의 공백이 길어지면 다시 여러 위기 상황이 조성되기도 한다. 평화나 안정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북한과 다시 대화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와 다르게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문제를 풀겠다라는 의지와 함께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북한이 빨리 조금 대화에 나서야겠다라고 지금 촉구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는 “전혀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진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적으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있는데 남북 간의 관계 개선에 하나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는 물음에는 “다른 자리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오늘은 더 하고 싶지는 않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