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제조사 혼다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진출을 선언했다. 이른바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전기충전식 수직이착륙기(eVTOL·사진) 개발을 통해서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소형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비전도 공식화했다.
9월 30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혼다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 계획을 밝혔다.
혼다가 역점 사업으로 꼽은 모빌리티는 UAM이다. 혼다는 엔진과 모터를 병용하는 하이브리드형 동력으로 항속거리를 400㎞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체는 혼다가 자체 개발하지만 기체 전문 제조사나 이착륙 관련 법 규제 기업과도 협력한다. 2030년대에 북미 도시 간 이동 대상으로 사업화한다는 게 혼다의 복안이다.
혼다는 소형 위성발사체 사업 진출 계획도 밝혔다. 혼다는 중량 1톤 이하의 위성을 탑재할 수 있는 소형 로켓을 개발하기로 했다. 로켓 개발 기술에는 혼다가 그동안 축적해온 자동차 제조 노하우가 활용된다. 소형 발사체는 발사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혼다는 자동 운전 기술을 활용해 한번 발사한 기체를 기지로 귀환시키고 이를 반복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로켓 엔진 분사에 자동차 휘발유 엔진의 연소 기술을 적용하고 기체 제어나 유도에도 혼다의 자체 기술을 응용할 예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번 발표로 혼다의 신사업 양대 기둥으로 우주 사업과 전기자동차 부문이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로봇과 항공기는 혼다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의 오랜 꿈이었다.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혼다는 창업주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혼다가 보행 로봇 아시모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뜬구름 잡는 혼다’라는 비아냥이 이어졌다. 2003년 혼다의 첫 항공기인 7인승 소형 비즈니스 여객기 ‘혼다 제트’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앞다퉈 로봇 산업과 도심항공교통사업에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