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등의 여파로 현대자동차 9월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했다. 지난 7월 이후 3달 연속 감소세다. 한국GM·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4만 3,857대, 해외 23만 7,339대 등 총 28만 1,196대의 차량을 판매해 9월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22.3%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판매는 34.6%, 해외 판매는 19.4% 줄어든 수치다.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14.1% 감소한 22만 3,593대를 판매했다.
한국GM 판매량은 지난해 9월 판매량 4만 544대에 비해 66.1% 줄어든 1만 3,750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량은 3,872대, 해외 판매량은 9,878대다.
쌍용자동차 역시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전년 대비 39.5% 감소한 5,950대의 차량을 9월에 판매한 것이다.
쌍용차는 “내수 판매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4,000대가량을 포함 5,000여 대의 미출고 물량이 남아 있으나 부품 수급 제약 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전년 동월 대비 5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9월 실적 부진에는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 지연이 반영됐다. 올 3월 일본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가 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을 빚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차량용 반도체 공장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여기에 르네사스, 독일 인피니언 등에 납품하는 대만의 부품 기업인 창화테크놀로지가 9월 말까지 공장을 멈추는 등 중국 전력난도 반도체 부족 현상을 심화시켰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달도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