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형·누나에 가렸던 CJ家 이재환 경영 보폭 넓히나

개인 회사 재산홀딩스에 유증 및 대출로 720억 투입

CJ 계열사 지분 잇따라 매각하며 현금 확보·독립경영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사진출처: 연합뉴스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사진출처: 연합뉴스




CJ(001040)그룹의 2세지만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나 형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가려져 있던 이재환(59) 재산홀딩스 대표가 기재개를 켜며 경영 보폭을 확대해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이 대표는 자녀들과 CJ 계열 지분들을 잇따라 매각한데 이어 지난 1일 개인 회사인 재산홀딩스에 730억 원을 투입하며 독립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재산홀딩스는 지난 1일 주주배정 형태로 1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산홀딩스는 이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회사여서 증자 대금은 전액 자신이 납부하게 된다.

이와 함께 재산홀딩스는 이 대표로부터 장기차입금 619억 원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 회사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약 36억 원) 대비 1,685%에 이르는 규모다. 이자율은 4.6%가 적용되며 상환일은 2024년 9월이다.

유상증자와 대출을 통해 이 대표가 재산홀딩스에 730억 원을 투입하면서 회사의 투자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재산홀딩스는 2019년 11월 이 대표가 자본금 15억 원(보통주 30만 주)을 투입해 설립한 개인 투자회사다. 재산홀딩스의 사업 목적은 △기업M&A △기업의 M&A 중개, 주선 또는 대리업무 △해외 투자자본의 투자주선 업무 △해외 벤처캐피탈과의 업무제휴 등 다양하다.



투자 전문 인력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는데 윤기훈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부사장과 FWS투자자문 출신의 이종민 이사가 재산홀딩스에서 이재환 대표의 손과 발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이전에도 개인 회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보유해왔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문제 제기로 2016년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인 CJ파워캐스트에 흡수·합병된 바 있다. 이후 그는 지난 9월 초까지 CJ파워캐스트 대표로 활동했다.

지난해 CJ(주)와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분 교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보유중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매각, 약 1,000억 원을 손에 쥐는 대신 CJ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은 제기된 바 있다. CJ그룹은 최근 CJ파워캐스트를 CJ네트웍스가 흡수·합병하도록 해 계열사 명단에서 지웠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 51%를 76억 원에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넘겼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가 지배하고 있다. 이를 두고 CJ 내부에선 사실상 오너 3세의 개인 회사가 된 타이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향후 승계 구도에서 상당히 중요한 회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환 대표는 지난 3월에는 자신과 자녀들이 보유중이던 CJ올리브영 지분도 매각해 탈CJ에 속도를 냈다. 당시 이 대표는 CJ올리브영 지분 5.39%를, 자녀들인 이소혜씨와 이호준씨는 각각 1.75%를 매각해 이 대표는 850억원을, 자녀들은 각각 약 260억원을 손에 쥐었다.

CJ올리브영은 내년 상장을 목표를 최근 시동을 걸었는데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남은 지분인 4.64%와 자녀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2.83%의 CJ올리브영 지분도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누나와 형의 그늘에서 조용히 지내던 이재환 회장이 조금씩 양지로 나와 독립 경영에 나서는 것 같다” 며 “자녀들이 장성한 것도 영향이 있는 듯 해 어떤 기업이나 사업에 투자를 할지 관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윤희 기자·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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