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리수술해도 '전문병원' 간판 그대로..."법 개정해야"

무면허 의료 5년간 252건…올 상반기만 58건 적발

김원이 의원 "지정 취소 근거마련 등 제도 개선해야"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최근 인천의 유명 척추전문병원에서 행정직원이 수술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공분을 산 가운데, 대리수술로 적발된 의료기관이 복지부 인증 전문병원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김원이(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리수술 혐의로 경찰 수사 중인 전문병원은 총 3곳이다. 인천의 척추전문병원인 21세기병원은 지난 5월 압수수색 등의 수사 이후 병원장과 직원 등 8명이 기소됐다. 이외에도 서울 강남구의 관절전문병원, 광주의 척추전문병원 역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모두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으로 관절, 척추 등의 분야에 특화돼 난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곳으로 선정됐다. 전문병원 지정 기준은 △환자구성 비율 △진료량 △필수진료과목 △의료인력 △병상 및 시설, 기구 △의료 질 △의료서비스 수준 등 총 7가지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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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문병원 지정 이후 해당 의료기관이 의료업 정지 등 제재처분을 받을 시에도 지정을 취소하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현행법으로는 대리수술 등 환자의 생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불법행위를 해서 적발되거나, 의료진이 재판상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전문병원 인증을 취소할 수 없다. 이에 대리수술을 포함한 무면허 의료행위는 의료계의 오랜 문제로 끊임없이 지적돼왔으나,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무면허 의료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는 총 252건으로 해마다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58건이 적발돼 지난해 전체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일부 전문병원이 대리수술을 시행하는 이유는 극도의 상업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의가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 많은 수술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봉합과 처치 등 일부 과정을 간호조무사나 심지어 행정직원 등의 무자격자가 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원이 의원은 "올 8월 통과된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은 2년 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최근 불거진 대리수술 사건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업이 3개월 이상 정지되거나 개설 허가의 취소 또는 폐쇄 명령을 받은 경우 전문병원 지정을 취소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윤선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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