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고액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검사와 전관 변호사 측이 재판에서 접대 액수가 형사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부정 청탁과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찰 전관 이모 변호사와 나모 검사 측은 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 7단독 박예지 판사 심리로 열린 1회 공판 기일에서 "제공된 금품의 1인당 액수가 100만원 이하라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청탁금지법상 1회 금품 수수·제공액이 100만원이 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뿐 형사상 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나 검사 등은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1인당 100만원 이상의 술과 향응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들을 기소하면서 밴드·유흥접객원 비용을 제외한 술값 481만원을 참가자 수(5명)로 나눠 1인당 접대비를 96만여원으로 계산했다. 이후 밴드와 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을 나눈 금액을 더해 기소된 3명의 접대비를 1인당 114만원이라고 산정했다. 밴드와 접객원이 들어오기 전 술자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된 검사 2명은 접대 금액이 각 96만여원으로 계산돼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당시 유흥주점 '마담'이었던 허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신문 과정에서 술 접대 날짜에 김 전 회장 앞으로 된 술값 영수증 3개를 제시했다. 이 중 이 변호사 등이 사용한 방의 술값 상세 내역을 들며 허씨에게 당시 상황을 추궁했다. 영수증에는 주류 비용과 접객원 및 밴드에게 지급된 금액 등 세부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됐다.
허씨는 "영수증을 보면 당시 김 전 회장 일행이 총 536만원의 술값이 나온 방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술자리는 최소 3시간 이상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술자리 참석자나 접객원들로부터 현직 검사가 방에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피고인인 나 검사의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