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홍남기 "1주택자 양도세 완화 국회와 논의"…상속세 개편도 검토

기재위 국정감사

양도세 비과세 기준 12억 상향

상속세 최고세율 낮출지 주목

올 초과세수 31.5조 넘을 전망

또 빗나간 추계 질타엔 "송구"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조세정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정부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시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완화하는 안을 추진하자 이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또 상속세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속세 최고세율(60%)을 소득세 수준으로 낮추고 과세 체계 전환 방안들이 검토될지 주목된다.




양도세 과세 완화 보조 맞출 듯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양도세와 관련해서는 기준선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는 것이 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국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앞서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선을 시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양도세 개편안을 마련했다. 당초 기재부는 비과세 기준 상향안을 두고 “조세 부담의 형평성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으나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여당 논의에 적극 참여하면서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고가 주택’ 기준이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비과세 기준은 지난 2008년 시가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조정한 후 14년째 제자리다. 그 사이 집값이 폭등한 만큼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당정은 비과세 기준 조정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양도세 부과 기준을 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상 자칫 잘못하면 양도세 완화가 잘못된 시그널로 부동산 가격 불안정을 더 촉발하지 않을까 하는 측면을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양도세를 내리면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지난해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하기 전에 6개월 이상 유예기간을 줬었는데 (다주택자) 양도세를 인하해도 매물이 나오는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정부는 상속세 개편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상속세의 경우 기업의 부담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부의 집중을 완화하고 형평성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며 “양쪽 의견을 다 듣고 상속세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상속세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유산취득세 도입에 대해서는 “함께 짚어보겠다”고 답했다. 유산취득세는 전체 상속재산이 아닌 상속자 개인의 유산 취득분에 매기는 세금이다.

"세수오차 송구…초과세수 예상보다 더 들어올 수도"

홍 부총리는 올해 세금 수입이 당초 추정치보다 31조 5,0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통해 올해 국세 수입을 282조 7,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면서 국세 수입을 본예산 대비 31조 6,000억 원 늘어난 314조 3,000억 원으로 올려잡았다.



정부 안팎에서는 국세 수입과 예측치 간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올해 7월까지 거둬들인 국세 수입을 보면 223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해 55조 1,000억 원이 많다. 연간 수정 전망치 대비 세수 진도율은 71.2%에 달하는데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다면 목표치의 80%를 달성했을 정도로 세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가 나라 살림의 기본이 되는 세수 전망치를 재차 수정하자 재정 활용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차가 커질수록 정부가 즉자적인 지출 계획을 세울 여지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세수 추계를 보수적으로 잡으면 부족한 예산을 채우려 내지 않아도 되는 빚도 더 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잘못된 세수 추계는 예산을 적소에 투입하지 못하게 하고 재정 운영의 경직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세수 추계는 가장 정확하게, 남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하는 게 경제 왜곡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세수 추계 오차가 큰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