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김한석 SK케미칼 화학연구소장 "지자체와 폐플라스틱 생태계 구축…재활용율 50% 목표"

중국發 플라스틱 대란 계기로

재활용 시장 선제적 뛰어들어

제주개발公과 삼다수병 가공해

코폴리에스터 원료작업 진행중

김한석 SK케미칼 화학연구소장김한석 SK케미칼 화학연구소장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해 폐플라스틱 생태계를 구축해 재활용 플라스틱의 비율을 50%까지 올리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김한석(사진) SK케미칼 화학연구소장은 6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폐플라스틱 활용은 이익 창출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딥 체인지’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50년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된 92억톤 규모의 플라스틱 중 쓰레기로 처리된 것이 50억톤(54%)인 반면 재활용된 것은 6억톤(7%)에 그칠 만큼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는 글로벌 난제로 손꼽혔다. SK케미칼은 일찌감치 친환경 사업에 뛰어든 대표적인 화학 제조업체로서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고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비전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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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SK케미칼은 이달 세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코폴리에스터(한 종류 이상의 화학물질을 함께 복합적으로 만드는 소재)를 상업 생산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2018년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금지 여파로 전세계 플라스틱 대란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세계 각국의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보며 재활용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플라스틱을 아주 작은 단위분자로 분해하고 깨끗하게 정제한뒤, 이를 다시 연결해 고분자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화학적 재활용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고 코폴리에스터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의 플라스틱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잘게 분쇄한 뒤 세척·선별·혼합 등 기계적 처리를 거쳐 재생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물리적 재활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기존 플라스틱 대비 품질이 낮아 영구적 재활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것이 바로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만큼 어려운 점도 많았다. 김 소장은 “무엇보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다시 수거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SK케미칼은 원활한 폐플라스틱 수거를 위해 ‘투 트랙’ 전략을 취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인 중국의 스예에 230억원을 투자해 원료 생산 능력 2만톤을 확보하고, 동시에 화학적 재활용이 가능한 자체 설비를 개발했다. 김 소장은 “아직 충분한 수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중국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자체 설비도 구축 중이어서 내후년에는 내재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최근 제주개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삼다수앱’을 통해 수거되는 삼다수병을 가공해 코폴리에스터 생산 원료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소장은 “지자체에 폐플라스틱 협력과 관련해 문의하면 대부분 호의적이지만 개별 기업이 일일이 접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책적인 뒷받침을 통해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이를 토대로 SK케미칼이 우수한 물성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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