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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한국영화 힘 주목… 언젠가 부산서 영화 찍어보고 싶다"

26회 BIFF에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두 편 선봬

'드라이브 마이 카' 부산서 찍으려다 코로나19 등에 무산

봉준호와 스페셜 토크엔 "꿈 같은 시간… 인간적 매력 압도"

베를린·칸 거푸 수상엔 "기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최근 한국영화가 융성하고 힘이 강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영화제작 방식이나 과정을 통해 배울 것이 많이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는 부산에서, 한국에서 영화를 꼭 찍어보고 싶습니다”

일본 영화계의 차세대 거장으로 불리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아 최근 해외 영화제에서 잇따라 상을 받은 소감과 한국 영화계에 대한 관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바로 8일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린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공식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올 3월 베를린영화제와 7월 칸영화제에서 잇따라 주요 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우연에 관한 세 가지 단편을 모은 ‘우연과 상상’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칸 영화제에선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드라이브 마이 카’로 각본상을 각각 받았다. 그는 “굉장히 기쁘다”고 운을 떼며 “어떻게 하다 보니 저에게 수상의 기회가 오게 돼서 참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산에서 영화제 심사를 경험한 적도 있어 더욱 느끼는 것인데 상이라는 것은 어쩌다 보니 받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수상 여부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으려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드라이브 마이 카’를 원래 부산에서 촬영하려 했다는 점을 소개하며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마구치 감독은 지난 2019년 촬영 장소를 물색하고자 부산을 찾아 여러 산과 광안대교, 영화의전당 등을 촬영지로 점찍었지만 코로나19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배경을 일본 오사카로 바꿔야 했다. 그는 “준비를 하면서 부산의 곳곳이 참 마음에 들었고 영화를 찍으면서도 부산에서 촬영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젠가 부산 로케이션 기회를 꼭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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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8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전날 스페셜 토크 행사를 함께했던 봉준호 감독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마구치 감독은 “어제처럼 길게 이야기를 나눈 건 처음인데, 그의 인간적 매력에 압도당했다”며 “봉 감독이 나를 응시하고 질문을 쏟아낼 때 뭔가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이었다. 진심으로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봉 감독의 팬을 자처하는 그는 과거에 ‘기생충’이 자신이 갖고 있던 영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으며, 영화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하루키의 원작을 영화화한 데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영화로 만들기 어려운 작가라 생각하며,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인간 내면에 대한 뛰어난 묘사가 매력이지만 영상으로 풀어내기 어려운 부분이고,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이야기가 많다는 게 하마구치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드라이브 마이 카’는 현실적 묘사가 많아서 영화화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리라 생각했다며 “많은 변화를 추가해 찍는 걸 허락한 하루키 작가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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