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경기 지역 경선에서 6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10일 이어질 서울 지역 경선과 3차 슈퍼위크에서 10만 2천여 표만 더 얻어도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수 있어서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의혹이 연일 확산일로에 있는 상황에서도 과반 승리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국민의 집단 지성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9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민주당 경기 지역 경선에서 5만 6,820표를 얻어 과반 승리로 1위에 올랐다. 경기 지역 유효 투표 9만 5,841표 중 59.29%를 확보한 결과다. 이를 통해 누적 60만 2,357표(55.29%)를 얻은 이 지사는 유효 과반(54만 4,748표)보다 5만 7,609표 앞서게 됐다. 이날 경기 지역 경선을 포함해 민주당이 10곳의 지역 경선을 치르면서 이 지사가 과반 승리하지 못한 곳은 광주·전남(46.95%, 2위) 뿐이다.
이 지사가 과반 연승을 이어가는 가운데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은 서울 한 곳만 남겨두고 있어 이 지사의 본선 직행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0일 경선에서 이 지사가 10만 1,159표(31.85%)만 더 얻어도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서다. 지역 경선 투표율 50%, 3차 슈퍼위크 투표율 80%를 적용한 결과다. 서울지역 온라인 최종 투표율은 46.9%, 3차 슈퍼위크 온라인 최종 투표율은 74.7%다. 여기에 8~10일 진행되는 자동응답(ARS) 투표가 더해진다. 오는 10일 치러지는 서울 지역 경선에서는 14만 858명의 선거인단 표심이 공개될 예정이다. 4,933명의 재외국민 선거인단과 3차 슈퍼위크 30만 5,799명의 투표 결과도 함께 발표된다.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 역시 55.29%로 지난 2차 슈퍼위크 당시 54.9%에서 0.39%포인트 상승해 10일 경선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의 19대 대통령 경선 당시 기록(57%)을 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의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하는 가운데 6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두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결국 국민들의 집단지성 덕분”이라며 “국민들의 판단이 언제나 더 공리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이날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언제나 1억 개의 눈과 귀, 5,000만 개의 입으로 듣고 보고 소통하는 존재”라며 “대장동 개발은 민간자본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시 예상 이익의 70%를 환수하고, 이후 집값 급등의 기미가 보이자 1,100억원을 더 부담시킨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정부패의 증거가 나왔다, 그렇다면 협약 자체가 무효가 되니 다 환수할 수 있는 길도 열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2만 9,248표(30.52%)로 2위였다. 그 뒤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8,388표(8.75%), 박용진 의원이 1,385표(1.45%) 순이었다. 누적 기준으로는 이 전 대표가 37만 324표(33.99%)로 2위, 추 전 장관이 9만 9,246표(9.11%)로 3위, 박 의원이 1만 7,570표(1.61%)로 4위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경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에게 허락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