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제 20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누적 과반 득표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여론조사기관 갤럽에서 1%대 지지율을 받으며 대권 후보로 처음 거론된 지 6년 만이다.
이 지사가 처음 대권 주자로 언급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갤럽이 실시한 2015년 4월 2주차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대권 후보군에 올랐다. 해당 조사는 선택지를 주지 않는 자유응답 방식으로 당시 시민들에게 이 지사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결과로 보인다. 당시 이 지사는 무상 급식을 중단한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와 달리 ‘무상 교복’, ‘무상 산후 조리’ 정책등 복지 확대를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이 지사는 대권 후보로 집계된 직후 “선정된 것만 해도 황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지사의 지지 기반이 확장된 것은 2016년 부터다. 이 지사는 당시 박근혜 정권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대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펼치는 등 보수 정권 대항마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이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진행된 탄핵 국면에서 촛불 시위 현장을 찾아 대중 연설로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기세를 몰아 한국갤럽 기준 2016년 10월에 5%, 11월 8%던 이 지사의 지지율은 12월에 18%까지 오르며 20%대를 유지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대선 주자 탑3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이 지사는 민주당 19대 대통령 경선에서 최종 21.2%를 득표해 문재인 대통령 57%,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21.5%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민주당 19대 대통령 경선을 거치며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을 키운 이 지사는 2018년 경기도지사에 도전해 당선됐다. 하지만 이 지사의 도지사직은 재판으로 난항을 겪었다. 지난 2012년 형 이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켰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와 토론회에서 이 사실을 부인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서다.
재판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는 특유의 속 시원한 도정으로 시민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인 성과가 계곡 내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는 ‘청정계곡 복원사업’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가평 신천지 연수원을 급습해 마음 먹으면 해내는 그의 업무 스타일을 시민들에게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7월 대법원이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던 항소심을 파기환송하면서 이 지사의 재판 리스크가 해소됐다. 야권 유력 대선 주자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여서 대선 차기 주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 지사의 양강 구도가 됐다.
양강구도가 무너진 것은 올해 초다. 문재인 정부 최장수 총리와 민주당 당대표를 연이어 맡으며 여권 1위 주자 자리를 지키던 이 전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해당 발언이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변하면서 지지층의 마음이 돌아섰다. 한국갤럽 기준 지난 1월 14일 발표된 조사에서 이 지사는 3%포인트 상승한 23%로 대선주자 1위였던 반면 이 전 대표는 6%포인트 하락하며 10%로 주저앉았다. 이후 이 지사는 꾸준히 20%중반대를 유지하며 야권 다크호스로 부상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와 경쟁한 반면 이 전 대표는 10%내외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