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 문턱이 높아졌지만 아파트 경매시장의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연립·다세대)로도 경매 수요가 몰려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1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9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전국 아파트 겨매 낙찰가율은 전달 대비 0.9%포인트 오른 107.6%를. 낙찰률은 0.8%포인트 상승한 57.8%를 기록했다. 낙찰가율과 낙찰률 모두 2001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 수도 6.8명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상, 시중은행의 대출 제한 등 부동산 시장의 돈줄이 옥죄어지는 상황에서도 경매시장은 오히려 더 뜨거워진 것이다.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한 곳은 5대광역시와 8개도를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이다. 광역시 중에서는 특히 울산과 부산, 광주의 낙찰가율이 껑충 뛰었다. 울산은 전달 대비 12.3%포인트 오른 114.0%를, 부산과 광주도 각각 111.7%와 104.9%로 8월보다 8~9%포인트 가량 올랐다. 8개도 중에서는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응찰자가 몰리며 전남과 충남 등 지역의 낙찰가율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전남의 9월 아파트 낙찰가율은 96.7%로 전달 대비 8.7%포인트 올랐고, 충남(99.8%)도 6.6%포인트 올랐다.
수도권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낙찰가율을 유지했다. 서울로 그 범위를 좁혀보면 낙찰가율이 전달(116.3%)보다는 소폭 떨어졌지만, 115.0%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경기와 인천도 115.4%와 123.7%를 각각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8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은 역대 최고를 찍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전세가가 급등하면서 다급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은 전달(79.7%) 대비 10%포인트 오른 89.7%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서울은 13.7%라는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 97.9%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인천은 83.9%, 경기는 82.7%로 전달 대비 각각 5.5%포인트와 5.3%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