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키맨’으로 불리는 남욱 변호사가 “만배 형이 2019년부터 유동규 몫이 700억 원이라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12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성남의뜰과 성남도개공이 맺은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것에 대해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유동규라고 알고 있다”며 “윗선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최종적으로 이 사업을 결정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이어 대장동 사업 배당이 시작된 지난 2019년부터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가 유 전 본부장의 지분을 언급했는데, 넘기기로 한 돈이 400억 원부터 700억 원까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로 8,700만여 원을 투자해 1,007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로 진행하려고 한 대장동 개발사업을 민간사업으로 전환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설계 단계부터 대장동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 변호사가 7명에게 50억 원씩 주기로 했다고 주장하면서 ‘50억 약속클럽’ 의혹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포함된 명단을 폭로하며 이들이 50억 원 클럽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저희끼리 350억 원 로비 비용 이야기를 했다”며 “7명에게 50억 원을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부에 알려지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7명은) 지금 (기사에) 이름 나오는 그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가 본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김 씨에게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당사자만이 알고 있지 않겠냐”며 김 씨가 평소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폰을 분석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과 휴대폰을 습득한 시민 A 씨를 불러 증거물 봉인 해제 절차를 진행했다. 경찰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휴대폰을 보내 본격적인 포렌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이 창밖으로 던진 휴대폰 내부에 범죄 모의 정황 등 의혹을 규명할 핵심 단서가 담겨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이 ‘700억 원 약정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나오면 검경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휴대폰이 심각한 상태로 훼손된 것으로 알려져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