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위기 때마다 새로운 서비스 기획하며 이겨내”…명함·세금 환급앱 잇단 성공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창업의 달인’에게 창업은 도구일 뿐

국내 대표적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는 게 목표

N잡러위한 금융 서비스 구상 중

사진=오승현 기자사진=오승현 기자




“스타트업 창업을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학생 때는 비행기를 만들고 싶었고 그다음에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결국에는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범섭(사진)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는 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무언가 만들다 보니 지난 10여 년간 몇 번의 스타트업 창업을 하고 많은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가 현재 있는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세금 환급 서비스 ‘삼쩜삼’ 서비스를 시작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배달 라이더, 웹소설 작가 등 ‘N잡러’가 크게 늘어나면서 소액 세금 환급 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N잡러는 여러 개의 부업이나 취미 활동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는 사람을 말한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반갑다. 자비스앤빌런즈의 김범섭 대표다. 나는 자기소개를 할 때 ‘만드는 사람’으로 말하곤 한다.”

- 지난해 만들어진 ‘삼쩜삼’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가입자 수는 어떻게 되나.

“삼쩜삼은 최근 누적 가입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전 국민의 10%가량이 삼쩜삼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올 7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150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새로 가입했다. 하루 신규 가입자 수만 1만 명이 넘는다.”

- 벤처 업계에서 ‘창업의 달인’으로 통하더라. 알고 보니 국민 명함앱으로 불리는 ‘리멤버’도 창업한 장본인이라고.

“맞다. 2012년 명함애플리케이션 리멤버를 창업했다. 국민 명함입으로 불릴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서비스가 안정돼 2018년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했다.”

- 어릴 적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나.

“학창시절부터 무언가 만드는 데 희열을 느끼긴했다. 헬리콥터를 만들고 싶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들어가 학사·석사·박사 모두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막상 헬리콥터를 파고들다 보니 회의감이 들었다. 석사과정에서는 헬기 제작이 아닌 유체역학 등 세부 이론에 집중하는 게 따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하고 언론사 입시 준비를 했다.”

- 그럼 언론사에서 일한 경력도 있는 건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 방송국 PD를 목표로 언론사 입사 준비를 했지만 결국 잘안됐다. 그곳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나는 성과는 있었다.”


- 언론사 입사를 포기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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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입사했다. KT에서 벤처기업인드을 만나 사업 제휴를 검토하는 업무를 맡았다. 일종의 심사역 역할이다. 벤처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서비스를 보고 ‘나도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오승현 기자사진=오승현 기자


- 결국 그 생각으로 현실로 이뤄냈다. 창업 아이디어는 어디서 주로 얻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기획하고 만들었다. 회사가 자금이 떨어지고 인력 이탈 문제 등이 있었을 때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때마다 다른 서비스를 구상하고 기획하면서 쌓인 감정을 풀었다.”

- ‘리멤버’와 ‘삼쩜삼’으로 창업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위기도 있었을 듯 한데.

“3개의 회사를 세우고 2개의 서비스를 궤도에 올려놓았지만, 매순간 위기였다. 사실 자비스 창업 이후 4년 동안 겪을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겪었다. 투자금이 바닥을 보일 때도 있었고, 직원들이 무더기로 나간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창작자’가 아닌 ‘기업가’가 돼야 했다.”

- 자비스앤빌런즈의 실적은 어떤가.

“거래액이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6월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 현재 구상 중인 서비스가 있나.

“서비스 개발을 하는 데 있어 하고 싶은 것에서 ‘해야만 하는 것’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삼쩜삼의 세무 환금 서비스가 N잡러에게 큰 반응을 일으켰다. 그 점을 반영해 N잡러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세금 환급뿐 아니라 N잡러의 신용등급 등을 활용해 더 유리한 조건의 단기 대출이나 보험 서비스를 해주려 한다.”

- ‘창업의 달인’에게 창업이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사실 내게 있어 창업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내 생각을 정리해 제품이나 아이디어로 만들고 싶을 때 창업은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나 꿈이 있다면.

“앞으로 국내 대표적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 되는 게 꿈이다. 해외에는 SaaS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넘쳐나지만 국내에는 매우 드물다. 지난해 뉴플로이 등 국내 주요 스타트업과 함께 ‘SaaS 얼라이언스’를 만들고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생태계 육성을 시작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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