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년 만에 신형으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지만 우리 정부의 안보 컨트롤타워는 단순히 유감을 표명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오전 10시 17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추가 제원과 특성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고도 60㎞, 사거리는 거의 600㎞에 근접한 590km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SLBM 발사 후인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12시 40분까지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 발사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상임위원들은 긴급 회의에서 이번 SLBM 발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아울러 조속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에 나올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그러나 정작 NSC는 이날 발사된 미사일을 SLBM으로 정의하지 않고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데 그쳐 국내외의 악화된 대북 여론을 의식해 발사 사태를 일부러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빈축을 사게 됐다.
이번 SLBM 발사는 북한 잠수함에서의 첫 SLBM 수중 발사 시험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5년 자국이 개발한 SLBM인 ‘북극성-1형’을 수중에서 시험 발사해 성공했으며 2019년에는 ‘북극성-3형’의 수중 시험 발사도 성공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바지선과 같은 구조물을 설치해 수중 발사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혀 한국 군 당국의 발표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