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사흘은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합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제가 창업한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저에게 창업은 희망입니다.”
5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1인 기업 창업에 나선 문남혁(55·사진) 아너킨 대표가 24일 서울 오류동 서울50플러스 남부캠퍼스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창업은 제2의 인생을 위한 또 다른 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지난 2019년 53세의 나이로 창업에 나선 늦깎이 창업자다. 주력 제품은 그가 약 1년여의 시간을 투자해 직접 개발한 ‘센트스톰’이라는 코 삽입형 방향제. 반지처럼 생긴 클립 모양의 틀에 홈을 파 방향제를 넣고 코에 걸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주로 졸음이나 악취 방지를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문 대표는 개발자나 기술자 출신이 아니다. 퇴직 전 다니던 중소기업에서는 골프 연습 도구 판매를 담당했고 중국에서도 교육 사업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런 그가 창업에 나선 것은 자기 아이디어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그는 “원래 기술과는 전혀 상관없었지만 회사를 다닐 때 틈틈이 제품 개선에 대해 생각했고 이를 현실화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세상에 없는 제품이라는 확신을 했고 그래서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 해보는 사업의 길,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 수밖에 없다. 1인 기업이기에 개발부터 생산·디자인·포장·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금형 모델은 남부캠퍼스에서 같은 사무 공간을 쓰는 3D 프린팅 기업의 도움을 받아 겨우 해결했지만 금형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그는 “금형을 만들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며 “우연히 비슷한 모양의 제품을 발견했고 수소문 끝에 중국 업체를 찾아 금형을 맡겼는데 주문한 내용과 달라 고생하기도 했다”면서 당시를 회고했다.
사업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문 대표가 창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 100만 원 정도. 생활비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아르바이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밖에 없다. “일주일에 이틀 사무실에 나옵니다. 나머지 사흘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지냅니다. 늦은 나이에 자본도 없이 창업하다 보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그는 창업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존감이 높아지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됐다. 문 대표는 “지금을 잘 알려지지 않아 아마존에서만 매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국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실패라는 단어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퇴직을 앞둔 이들에게 재취업보다 창업하기를 조언한다. 문 대표는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이 없는데 퇴직 후 재취업을 하게 되면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창업으로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