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길에 나가면 제 노래를 듣기 어려워요. 어린 친구들은 제가 누군지도 잘 모릅니다.”
래퍼 산이가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고백했다. 많은 히트곡과 함께 인기 가수의 자리에 있었던 그지만 이젠 옛 이야기가 돼버린 듯하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잊히고 싶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의 환호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수많은 음악과 상품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자리 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음악은 디지털로 소비 방식이 변하면서 유행 주기가 크게 짧아졌다. 이럴수록 사용되는 정도와 그 경제적 가치는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음악 저작권 투자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지만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이런 대중음악 산업의 생태계가 아닐까 싶다. 때마다 새로운 곡을 내고 인기를 얻으려 노력하는 아티스트도 일정 부분 한계가 있는데 흘러가는 곡에 투자한다는 건 적지 않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역주행’이라 불리는 곡들은 초대박의 꿈을 키울 수 있지만 극히 일부에 그친다.
음악 저작권 투자로 포장돼 있지만 사실 배당주 투자에 가깝다고 본다. 배당주는 과거 얼마나 꾸준한 이익을 내고 배당을 지급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만큼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런데 하강 사이클이 예상되는 종목을 선택하는 데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저작권료가 가장 높은 곡의 수익률은 약 3%대다.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 2%가 안 된다는 점을 보면 물론 가볍게 넘길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연 2~3% 수준의 배당 수익률이 나온다. 여기에 사실상 양도세를 내지 않는 국내 주식과 비교했을 때 매매 시 부과되는 높은 세율도 매력이 떨어져 보인다.
업체의 공격적 마케팅 덕분인지 거래 규모, 회원 수 등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에 거래되는 저작권들의 가격도 꽤 많이 올랐다. 하지만 주가(저작권 가격)가 오를 때 배당이 늘지 않으면 배당 수익률(저작권 수익률)은 떨어지게 된다. 무작정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다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