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안에 한국 경제의 성장이 멈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발표한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 보고서에서 “저성장 기조의 구조적인 고착화가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경연은 생산·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거시 경제 지표가 10년간 암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0년 6.8%에서 2020년 0.9% 수준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소비·투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민간 소비성장률은 같은 기간 4.4%에서 -5.0%로 역성장하며 외환 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 역시 13.0%에서 -1.8%로 하락했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9%에서 0.5%로 떨어졌다. 0.5%는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보다 한참 못 미친다. 청년 실업률은 7.7%에서 9.0%로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잠재성장률은 외환 위기, 금융 위기,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1990년대 8%대에서 최근 2.2%까지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2021~2022년 잠재성장률이 평균 2% 수준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 없이 노동력이나 자본 등 생산 요소를 투입해 국가 경제가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의미한다.
한경연은 성장 전략의 한계와 경직적 노동시장, 기술 혁신성 둔화로 향후 10년 이내에 잠재성장률이 현재 수준보다도 낮은 0%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잠재성장률이 하강하고 있다”며 “생산 요소의 양적 확대와 모방형 기술 진보에 기대왔던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기저 효과와 수출 호조에 따른 착시가 경제 현실을 일시적으로 가리고 있지만 실상은 지속 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성장의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끌어내야 한다”며 “1인당 4만 달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장률 제고가 차기 정부의 정책 1순위 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