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서울경제 클래식] 완벽한 코스의 ‘화룡점정’…또 18번홀서 엇갈린 운명

3·4R 21야드 길어져 난도 상승

이소영, 볼 빠뜨려 3R 더블 보기

3온 파 전략 김효주는 1타차 지켜

3.7m 그린 스피드에도 혀 내둘러

그린 앞 개울이 심리적 부담을 안기는 핀크스GC 18번 홀 전경. /김세영 기자그린 앞 개울이 심리적 부담을 안기는 핀크스GC 18번 홀 전경. /김세영 기자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린 제주 핀크스GC의 시그니처 홀은 18번(파4)이다. 핀크스GC를 유작으로 남긴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 고(故) 테오도르 로빈슨이 가장 사랑했던 홀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는 ‘마(魔)의 홀’로 통한다. 지난해부터 1·2라운드 때는 388야드, 3·4라운드는 409야드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 아이언으로 두 클럽 정도의 거리 차이(21야드)가 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31일 끝난 올해 대회에서 이 홀의 나흘간 평균 타수는 4.28타로 난도 1위였다.



특히 잠시 비가 내린 3라운드 때 악명이 극에 달했다. 페어웨이가 젖어 런이 없어지면서 거리 부담이 배가 된 것이다. 컷을 통과한 69명 중 버디를 잡은 선수는 5명에 그친 반면 보기는 21명, 더블 보기 이상은 8명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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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1타 차 준우승을 한 이소영(24)을 포함해 9명이 3라운드에서 그린 앞 개울에 볼을 빠뜨렸다. 하지만 이소영은 1·2·4라운드 때는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3라운드 더블보기만 아니었다면 승부는 어떻게 됐을지 모를 일이었다. 이소영에게 18번 홀은 ‘애증의 홀’이 된 셈이다. 이에 비해 정상에 오른 김효주(26)는 경쟁자들이 줄줄이 보기를 범하던 3라운드 때 3온 전략으로 파를 잡는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결국 18번 홀에서 파를 지켜 1타 차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전통적으로 난도가 높은 7번과 11번(이상 파4) 홀도 어김없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7번 홀은 420야드로 파4 홀 중 가장 길고, 11번 홀은 티잉 구역부터 그린까지 쭉 오르막인데다 포대 그린이어서 공략하기 까다롭다. 선수들은 스피드 3.7m에 달하는 ‘유리알 그린’에도 혀를 내둘렀다.

코스 상태는 완벽했다. 임희정(21)은 “코스 관리가 단연 최고”라고 했고, 지난해 우승자 장하나(29)는 “이런 코스에서 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좋은 날씨가 1주일 내내 이어져 앞으로는 산방산과 서귀포 앞바다, 뒤로는 한라산이 선명하게 보였다.

서귀포=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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