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80대 고령 환자도 '비후성심근증' 수술 치료 가능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팀, 고령 환자 대상 안전성 입증

비후성 심근증으로 심근절제술을 마치고 퇴원한 환자 박귀임(82세)씨가 최근 첫 정기 외래에 방문했다./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비후성 심근증으로 심근절제술을 마치고 퇴원한 환자 박귀임(82세)씨가 최근 첫 정기 외래에 방문했다./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고령 환자도 비후성 심근증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게 됐다.

김욱성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교수팀은 80대 비후성 심근증 환자가 지난 9월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한 후 최근 첫 정기 외래에 방문했다고 2일 밝혔다.



비후성 심근증이란 뚜렷한 이유 없이 계단을 오르거나 빠른 속도로 이동할 때 숨이 차고 가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 심장질환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돌연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비후성 심근증으로 진단 받으면 약물치료 또는 제세동기 삽입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초기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점점 근육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좌심실 유출로 압력차가 심해지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또한 좌심실이 근육으로 과도하게 차 있어 좌심실 용적이 심하게 줄어든 경우에도 증상이 심하면 수술 치료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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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술법 향상과 수술 후 환자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면서 고령 환자의 수술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김욱성 교수팀이 최근 수술한 박귀임(82)씨도 그런 사례다.

박 씨는 여러 병원들을 전전해봤지만 수술이 어렵다는 이유로 권유하는 병원이 없어 마지막으로 김욱성 교수를 찾았다. 대부분의 심근절제술은 좌심실내 압력차가 발생하는 대동맥판막 아랫 부분을 잘라내지만, 박 씨는 좌심실의 심첨부 심근이 과도하게 발달하고 좌심실 용적이 줄어든 상태였다. 김 교수는 그로 인한 호흡곤란을 없애고자 좌심실 용적을 늘리는 수술을 시행했다. 심장의 모양을 디자인하는 것이 쉽지 않아 일반적 비후성심근증 수술보다 20분가량 더 걸렸지만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면서 고령 환자에게도 수술 치료가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수술 후 극심한 호흡곤란은 물론 가슴 답답함이 사라졌고, 편하게 누워서 잘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지면서 수술한 지 열흘만에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박귀임 씨는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걸어서 진료실까지 올 수 있는 게 신기하다” 며 “보통사람과 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변화다. 이 나이에 새로운 삶을 사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욱성 교수는 “나이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는 것은 옛말이다”라며 “고령이라도 수술이 가능하다면 심근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는 2013년부터 김 교수를 주축으로 비후성 심근증 수술을 활발히 시행해 오고 있다. 2019년 심근절제술 100례와 성공률 99%를 기록하고, 현재까지 140례를 성공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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