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대통령의 FA-50 전투기 탑승 의미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강은호 방위사업청장




지난달 20일 서울공항 상공의 파란 가을 하늘에 한 줄기 흰색 구름 띠가 펼쳐졌다. 첨단의 국산 경공격기 ‘FA-50’ 한 대가 창공을 가르며 서울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1’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였다. 이 국산 전투기에서 내린 사람은 2명이었다. 한 사람은 당연히 조종사였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전투기를 타고 온 문 대통령의 깜작 등장에 행사장에 모인 45개국의 해외 대표단에서는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에 탑승해 비행한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군통수권자가 자국의 기술로 개발한 전투기에 직접 탑승할 수 있는 국가는 전 세계에 몇 안 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FA-50 1호기를 직접 탑승한 채로 이번 행사장에 등장해 국산 전투기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이 모습을 직접 목격한 해외 귀빈들이 상당히 부러워했다. 전 세계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 FA-50 수출에도 호재가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번 행사 기간 이후 FA-50 도입 예정 국가가 구매 수량을 늘리거나 구매 시기를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의 홍보 효과가 바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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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가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조종석에 2명이 탈 수 있는 ‘복좌형’ 국산 전투기가 있어야 한다. FA-50이 바로 복좌형 전투기다. 조종사와 교관이 함께 탑승할 수 있는 국산 초음속 고등 훈련기인 T-50을 기반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복좌형으로 설계될 수 있었다. 이 같은 복좌형 설계는 전술적으로 운용의 편의성과 다양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더구나 정밀 타격 능력과 전술 데이터링크 기능 등까지 갖추고 있어 FA-50은 국내 도입은 물론이고 필리핀에 수출돼 호평받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우선 28개국 440개 업체가 1,814개 부스를 설치해 참여했다. 2019년 대비 10개 업체 및 84부스가 증가한 것이다. 또한 40개국 222명의 초청 외빈이 참석해 정부 대 기업 간 미팅 709건과 기업 간 미팅 1,017건이 열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행사에서 21개국 24명의 해외 주요 인사를 초청해 2건의 방산군수공동위원회 개최, 2건의 업무협약 체결, 21건의 환담을 통해 방산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아울러 방산정책설명회와 절충교역 수출상담회를 개최해 방산 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과 방산 수출을 지원했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대통령도 언급한 ‘항공 분야 세계 7대 강국’ 역량 구축이 방위산업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우리 방위산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서 세계 방산 분야의 미래 선도자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ADEX 행사와 대통령의 FA-50 탑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방산 수출 확대의 효시가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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