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술대회 금메달 딴 그 고교생, 21년 후 '기능한국인' 됐다

고용부, 7~9월 기능한국인보니

고졸·장애 차별딛고 '자수성가'

모교에 장학금…선한 영향력으로

곽상원 드림메카텍 대표/ 사진제공=고용부곽상원 드림메카텍 대표/ 사진제공=고용부




올해 7월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린 곽상원 드림메카텍 대표는 고졸 신화로 불릴만하다. 그는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 3학년이던 1999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정밀기기 직종에서 금메달을 땄다. 2년 뒤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해 통합제조직종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중소기업을 선택했다. 2007년 첫 회사를 차릴 당시 그에겐 다니던 회사에서 빌린 기계 1대가 전부였다. 혼자만으로는 일이 벅차 쌍둥이 동생에게도 도움을 청하면서 10년을 버텼다고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회사는 2016년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고, 작년 매출액은 216억원으로 두 배 올랐다. 이 회사는 바늘 크기의 부품부터 집채만한 기계까지 정밀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다. 곽 대표는 "직업계고 졸업생 등 후배를 적극 채용해서 제 회사 노하우를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곽 대표처럼 7~9월 이달의 기능한국인들은 어려운 환경에도 기술의 힘을 믿고 창업 전선에서 혼자 달려온 기업인들이다. 이들은 고졸,직장 차별, 장애 등 사회와 신체적 차별을 이겨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종량 대산지오텍 대표 / 사진제공=고용부이종량 대산지오텍 대표 / 사진제공=고용부




2일 고용부에 따르면 8월의 기능인으로 뽑힌 이종량 대산지오텍 대표는 대우정밀에 다니다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맞았다. 결국 그는 2001년 회사를 떠났고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2010년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창업 멤버는 3명이었지만 첫 해 매출은 42억원이다. 회사의 성장성과 기술력 덕분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수출길을 열었고,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설비에 쓰이는 초정밀 기초부품 가공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그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후배들이 답습하지 않기 바란다고 했다. 해마다 자신의 모교인 부산기계공고 졸업생을 3~5명 채용하고 모교에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 대표는 "(나보다)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기술을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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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규 신한전자기기 대표 / 사진제공=고용부오철규 신한전자기기 대표 / 사진제공=고용부


9월의 기능인 오철규 신한전자기기 대표는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당시 국내 최대 전자회사 두 곳에 취직했지만, 1년 만에 모두 그만뒀다. 오 대표는 "당시 대학을 나온 사원과 다른 식당에서 밥을 주고, 식단도 달랐다"며 "통근버스는 일부 사원만 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차별은 오 대표를 더 단단하게 했다. 그는 1984년 부산 광안리 인근 5평 규모 사무실을 빌려 신한전기공업사로 제2인생을 시작했다. 신한전자기기의 대표 제품인 전자식 크레인 과부하 안전장치는 이 '작은 기업'에서 탄생했다. 이 장치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국내 웬만한 대형 크레인에는 이 장치가 탑재될만큼 독보적인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능한국인은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우뚝 선 장인"이라며 "이들의 경험과 비결은 우리 사회의 귀중한 자산이자 미래세대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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