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점 엄두 안 나" 중대형 추첨 청약 몰린다

당첨 어려운 3040에 '마지막 희망'

85㎡초과 경쟁률 68대1 역대 최고

청약열기 진정 속 全평형 유일 상승

서울서도 342대1로 평균 두배치

DSR 규제 제외…시장 과열 우려





# 지난달 초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의 1순위 청약에는 389가구 모집에 서울 역대 최다 청약자인 13만 1,447명이 몰려 평균 청약 경쟁률이 338 대 1에 달했다. 특히 추첨제 물량이 배정된 101㎡A 평형의 경우 기타 지역 경쟁률이 1,504 대 1에 달하며 최고 기록을 세웠다.



청약 시장에서 중대형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청약 열풍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사그라드는 분위기지만 전용 85㎡ 초과 주택에 대한 분양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가점제로는 당첨이 사실상 어려워진 3040세대의 청약 수요가 추첨제 물량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의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1 대 1을 기록해 지난해(65.6 대 1)보다 높아졌다. 부동산R114가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나 전용 60㎡ 이하 및 전용 60~85㎡ 이하의 경쟁률은 다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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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이 급감했던 서울 지역의 경우 모든 평형에서 청약 경쟁률이 늘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 경쟁률을 보인 평형은 전용 85㎡ 초과 주택이다. 서울의 전용 85㎡ 초과 아파트 경쟁률은 342.8 대 1을 기록해 서울 아파트 전체 평균 청약 경쟁률인 163.2 대 1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전용 60㎡ 이하는 71.3 대 1, 전용 60~85㎡는 149.8 대 1이었다. 85㎡ 초과 아파트 청약이 ‘로또 중의 로또’가 된 셈이다.

지방 역시 전체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20.8 대 1에서 14.4 대 1로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평형에서 감소세를 보였으나 전용 85㎡ 초과 주택형만 지난해 26.1 대 1에서 올해 50.4 대 1로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청약 시장에서 중대형 평형이 인기몰이하는 것은 당첨 가점 급등의 반작용으로 추첨제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7년 44점이었던 서울 아파트 당첨 가점 평균은 지속적으로 올라 올해 62점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추첨제의 경우 별도의 가점을 요구하지 않는다. 가점이 낮아도 추첨제를 통해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85㎡ 이하 주택은 100% 가점제로 공급하지만 85㎡ 초과 주택형은 공급 물량의 절반을 추첨제로 공급한다. 청약과열지역에서도 85㎡ 초과 주택형은 70%를 추첨제로 공급한다.

대형 평형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2017년만 해도 전체 분양 물량 가운데 9.8%를 차지하던 전용 85㎡ 초과 물량은 이후 점차 줄어들어 2021년 현재 5.9%다. 2017년 전국에서 공급된 85㎡ 초과 물량은 2만 5,738가구였지만 올해는 1만 4,408가구만이 공급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사업 주체가 상대적으로 미분양의 위험이 적은 소형 주택 비율을 늘려왔다”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대형 평수가 상대적으로 희소해져 수요가 느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청약 시장이 더욱 과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돼 매매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청약 시장에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서 분양주택에 대한 중도금대출은 차주 단위 DSR 계산에서 제외하기로 해 잔금 대출 전까지 청약 시장의 자금 조달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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