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 종사자들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10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을 하루 빨리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서비스산업의 재도약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입법이 긴요하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국회에 호소했다.
이 차관과 정현식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서총) 회장은 4일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간담회’를 갖고 서비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부·업계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 차관은 “코로나 충격, 사회구조 변화 및 기술적 진화 등 서비스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재도약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라며 “최근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 상황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혁신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며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서비스산업은 우리나라 고용의 70%, 부가가치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서비스 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국회에 계류돼 있는 서발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서발법은 서비스산업의 체계적·장기적 발전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법안이 입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국회에 호소했다.
2012년 내수 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만들어진 서발법은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규제 완화·지원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각종 반대에 부딪혀 10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조속한 법안 통과를 위해 보건의료와 관련된 4개 법을 서발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정책조정국장 시절 해당 법안을 설계하기도 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발법을 “양질의 일자리 창출 법안이자 성장 잠재력 확충 법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28위로 최하위권이며 OECD 평균 대비 70.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산업 생산성을 주요국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높아지고 약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도 있다.
정 회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서비스산업은 성장 한계를 보이고 있는 제조업을 대신해 대한민국의 주요 문제 중 하나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한국 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관련 법령 미비로 통합적인 지원이 미미해 다양한 서비스산업들이 뭉치질 못하고 있다”며 “서비스산업이 한데 모여 뛸 수 있도록 서발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