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독] 신당8구역도 ‘아크로’ 달까...DL이앤씨 전격 제안

박탈된 시공사 지위 유지 위해

‘e편한세상’ 대신 ‘아크로’ 제시

하이엔드 브랜드로 수습 나서





DL이앤씨가 시공사 자격을 박탈당한 서울 중구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에 뒤늦게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적용을 제안하며 기존 계약 유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들어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등 전국의 정비 사업장 8곳에서 잇달아 계약이 해지되며 비상이 걸리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4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달 말 신당8구역 조합에 ‘시공사 계약 해지 및 해제의 건에 대한 입장 표명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기존 공사비 인상 없이 ‘아크로’ 브랜드 적용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또 조합이 계약 해지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 계획을 전하면서도 “소모적인 소송보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당8구역 조합은 지난 7월 임시총회를 열고 DL이앤씨와의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은 DL이앤씨에 ‘e편한세상’ 대신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 적용을 요청했지만 DL이앤씨는 자체 적용 기준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신당8구역은 지하철 5·6호선 청구역 인근에 16개 동, 총 1,215가구 규모의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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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측은 DL이앤씨의 ‘아크로’ 적용 방침에 반색하면서도 기존 시공사 계약 해지는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정수 조합장은 “아크로를 준다고 방침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향후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서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의 입찰을 허용해 조합원들의 판단에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당8구역은 12월 중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낸 뒤 내년 3월 초 시공사 재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DL이앤씨 측은 조합 측과의 협의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총회 과정에 일부 하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이고 꼭 소송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합과 잘 협의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올해 각종 정비 사업장에서 연이어 ‘계약 해지’를 당하며 비상이 걸린 상태다. 신당8구역을 비롯해 올해만 8곳에서 시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에서 조합과 공사비 갈등 끝에 계약이 해지된 것을 비롯해 광주 광천동 재개발, 인천 주안10구역, 부산 범천4구역, 부산 서금사5구역, 청주 사직1구역, 마산 회원2구역 등에서 계약이 깨졌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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