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권사 배 불린 빚투 열풍…상반기 이자수익만 1.3조

금감원, 국내외 증권사 47곳 분석

지난해 대비 1.7배 '껑충'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열풍 덕분에 국내외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반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하반기(1조451억) 보다 2,300억이 많은 수익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7개 국내외 증권사가 올해 1~6월 개인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총 1조2,85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80억원의 1,7배에 이른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거래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빌려준 대금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관련기사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작년 연간 이자수익(1조451억원)의 71.9% 수준으로, 반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증권사의 이자수익 증가는 ‘빚투’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상반기 12조6,598억에 불과했던 신융거래융자 잔고가 올해 6월말에는 24조원에 육박(23조8,295억원)하며 1년 사이 11조1,703억원 가량 급증했다. 이에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1일 평균 잔고도 2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6월 평균(9조7,0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10대 대형 증권사의 신융거래융자 이자수익만 1조639억에 달했다. 전체 증권사 상반기 이자수익의 82.6%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1,079억원) 보다 2배에 가까운 2,100억원으로, 유일하게 이자수익이 2,000억원을 넘어 전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어 삼성증권(1,612억원), NH투자증권(1,384억원), 키움증권(1,330억원), 한국투자증권(1,270억원) 순으로 급증했다. 중소 증권사들도 500억~100억원 규모의 이자수익을 올렸고, 전년에 비해 최대 3배까지 늘어난 곳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는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로 수익을 올리는 공격적인 투자 방법으로 요즘같이 증시 변동성이 큰 시점에는 손실 폭 확대와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증권사의 이자수익은 ‘빚투’ 증가도 있지만 ‘높은 금리’도 한목했다. 증권사마다 신용거래에 따른 금리는 기간별로 다르다. 증권사별로 융자 기간이 7일 이내면 가장 낮은 3.9%∼7.5%를 적용한다. 반면에 융자 기간이 길어지면 금리가 높아져 180일을 초과하면 가장 높은 5.8%∼9.9%가 된다. 기준금리가 1%도 안되는 ‘저금리 시대’에 최대 10%에 가까운 이자율로,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비싼 금리를 내고 빌려오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고, 자금을 빌리는 투자 고객들도 대부분 초단기 거래로 6개월 이상 빌리는 고객은 극히 적다”고 했다. 그럼에도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가 2% 후반에서 3% 중반(신용 1∼2등급)인 것과 비교하면 최대 3배에 달한다.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가 고신용자에게 최저 4%대를 적용하는 것보다도 훨씬 높은 이자를 적용하고 있어 ‘이자놀이’라는 비판에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현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