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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Dr. 브레인' 쉴 새 없이 몰아친다…애플TV+ 첫 韓 콘텐츠 합격점

'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




흡인력이 무기다.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소재를 이해시키려 장황하게 설명하기 보다, 빠른 전개와 극의 긴장감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을 선택했다. 쉴 새 없이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다음 화가 궁금해진다. 애플TV+(Apple TV+)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닥터 브레인(Dr. 브레인)’이 쾌조의 출발을 했다.



‘닥터 브레인’은 지난 4일 애플TV+ 국내 정식 론칭과 함께 베일을 벗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닥터 브레인’은 타인의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 기술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의 이야기로 이뤄진 미스터리 SF 스릴러물이다. 국내에서는 ‘달콤한 인생’·‘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악마를 보았다’ 등 유수의 영화를 선보인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감독이 앞서 진행된 콘퍼런스에서 “6회 동안 기대감과 흥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 한 편이 끝나면 다음 편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면서 작업했다”고 한 것과 같이, 1회는 궁금증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1회는 공감 능력을 갖지 못한 어린 고세원이 눈 앞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고세원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뛰어난 인지 능력으로 뇌과학자로 성장했다. 아내와 아들까지 있는 평범한 가정까지 꾸리며.

자신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아들이 의문의 폭발 사고로 사망하면서 일상은 달라졌다. 아내 정재이(이유영)은 아들이 살아있다고 주장하며 완전히 변했고, 비극적인 선택으로 코마 상태에 빠졌다. 이후 아내의 내연남 임준기 살해 사건이 발생하면서 고세원은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추적하기 위해 임상 실험도 마치지 않은 뇌동기화 기술을 직접 사용한다.

'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



휘몰아치는 전개는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낯선 소재인 뇌동기화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다소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작품은 설정을 주입시키기 보다 흐름에 집중했다. 아들이 살아있다고 주장하던 정재이의 말을 믿기 시작한 고세원, 그를 임준기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하는 ST수사대 형사 최수석(서지혜), 그리고 미스터리한 민간조사관 이강무(박희순)의 등장까지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하게 하는 흥미 요소들이 1회에 모두 공개됐다. 여기에 고세원이 죽은 자들의 뇌와 동기화되며 일어나는 이상 현상들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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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세밀한 연출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집과 실험실만이 주요 배경이고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만 흘러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김 감독의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변주를 줬다. 감정이 없는 주인공의 미세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뇌동기화 부작용으로 인해 환각 증세를 보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CG는 압도감을 느끼게 했다.

'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


1회는 이선균의 원맨쇼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무미건조한 표정과 말투나 공감 능력 없는 모습이 어색하게 비춰질 수 있으나, 강약 조절에 힘써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을 파헤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폭발적인 연기를 선보일 것도 예고했다.

이유영은 탁월하게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중심을 지켰다. 따뜻한 엄마의 모습부터 아들의 죽음 후 눈빛마저 바뀐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닥터 브레인’이 스릴러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준다.

한 주에 한 회씩 공개되는 것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넷플릭스가 전 회차를 공개하는 전략으로 시청자들을 모았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벌써 전 회차 공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흐름을 놓칠 수 있기도 하다. 1회처럼 흡인력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는 게 중요하다. 또 “웹툰이 살인 미스터리에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들었다”고 차별점을 강조한 김 감독의 말처럼, 이미 웹툰을 본 시청자들이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감상할 수 있다.

'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Dr.브레인' / 사진=애플TV+ 제공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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