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동십자각]이재명과 윤석열의 '오징어 게임'

연승 성장기업부 차장





충청도와 2030의 공통점은 어느 선거에서도 ‘캐스팅보터’라는 점이다. 이제는 충청 지역에 다양한 지역 출신 인구가 대거 유입돼 캐스팅보트 역할이 희석됐지만 2030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청년 표심’을 공략하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이 2030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공약 중 하나는 군복무 기간 단축이었다. 지금 말로 하면 ‘이대남’을 제대로 공략한 공약인 셈이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역시 2030만큼 집중 공략해야 할 대상이 됐다.



그런데 20대 대선의 여야 후보로 청년들의 ‘비호감도'가 높은 두 후보가 선출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이 “‘노인의힘’을 떠난다”며 탈당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윤 후보는 첫 일정으로 6일 가락시장 방문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반대한다며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 보상을 이야기했다. 몇 % 이하는 전부 지급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 차례의 경선 토론에서 보여줬던 윤 후보의 현안 학습 부족이 이 대목에서도 드러나 자영업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차라리 "치솟는 물가에 잔치국수집에서도 이제 사장님에게 미안해서 ‘김 많이요’를 외칠 수 없다”고 언급했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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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같은 날 동대문구 청년주택을 방문했다. 부동산 급등에 가장 좌절한 2030에 공약·정책 세일즈를 하기 위해서다. 세일즈를 잘하려면 두 가지 중 하나가 충족돼야 한다. 진짜 필요해서 사는 ‘실용성’과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판타지’. 실용성은 홍보할 필요가 없다. 마케팅이 필요한 것은 판타지다. 이런 점에서 과연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청년주택이 청년들의 판타지일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청년주택을 비롯해 임대주택에 살더라도 너무 작아 불편하지 않고 임대주택에 거주한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가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게 아닐까. 앞서 이 후보는 음식점총량제 도입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는데 이 후보가 어떻게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자영업자를 공략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대선 주자들이 2030과 자영업자의 표심을 집중 공략하는 것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2030은 유권자 중 정치가 내 삶을 개선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 유일한 계층일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2030에 꿈과 희망을 약속한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역시 이들과 마찬가지로 정책에 영향을 직접 받는 계층이다. 결국 대선 주자들은 2030과 자영업자 등 절박한 이들의 희망을 놓고 ‘오징어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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