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순 고가 주택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게는 세금 폭탄 수준으로 다가올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된다. 국회가 1주택자 기준선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높이기는 했으나 공시가격 급등으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달 22일께 올해 종부세 납세고지서와 안내문이 발송될 예정이다. 종부세는 다음 달 1일부터 15일 사이에 내야 한다.
종부세수는 지난 2018년까지 1조 원대였으나 현 정부의 징벌적 과세로 인해 2019년 2조 6,713억 원, 2020년 3조 6,000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납부 대상자도 2017년 40만 명에서 지난해 74만 4,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종부세수가 5조 1,000억 원, 국회예산정책처는 5조 9,000억 원으로 대폭 불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값 상승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이 크게 뛴 데다 올해부터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세율이 종전 0.6~3.2%에서 1.2~6.0%로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19.08%, 서울도 19.91% 폭등했다. 종부세 일반 세율은 0.5~2.7%에서 0.6~3.0%로 높아졌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90%에서 올해 95%로 상향했다. 다만 올해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선을 11억 원으로 상향함에 따라 9억 원일 때보다 납세 인원은 8만 9,000명 줄어들고 세수는 659억 원 감소하게 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의 시뮬레이션을 보면 비강남권 1개와 강남권 1개를 가진 2주택자의 경우 보유세는 두 배 뛴다. 봉천동 관악푸르지오(전용면적 84㎡)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를 소유한 2주택자는 보유세가 1,627만 원에서 3,991만 원으로 2,364만 원 늘어난다. 강남권 고가 주택 2개를 가진 2주택자라면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진다. 대치 은마(전용 76㎡)와 도곡동 도곡렉슬(전용 114㎡)을 소유한 2주택자의 보유세는 지난해 4,997만 원에서 올해 1억 2,089만 원으로 7,092만 원 증가한다.
강남권 3주택 보유자는 올해 보유세 부담이 대기업 임원 연봉보다도 크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112.96㎡)와 은마아파트(전용 84.43㎡),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전용 82.51㎡) 등 3주택을 보유했다면 종부세만 지난해 8,727만 원에서 올해 2억 3,618만 원으로 171% 증가한다. 여기에 이미 납부한 재산세까지 합친 총보유세는 2억 5,978만 원으로 지난해(1억 777만 원)보다 1억 5,200만 원 더 많다.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은 내년에도 계속될 계획이어서 보유세 부담은 앞으로 더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종부세수로 기재부는 6조 6,000억 원을, 예정처는 6조 7,000억 원을 내다봤다. 다만 종부세 과세 기준일이 매년 6월 1일이어서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시장에는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이 최고 75%까지 상향돼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시각과 보유세 부담으로 양도세 완화 조치가 있을 경우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