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테슬라 기가팩토리에 누가 먼저 '4680' 배터리 공급할까 [뒷북비즈]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놓고

파나소닉과 K배터리 경쟁

파나소닉 "내년 3월 시험생산"





미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한국 배터리 3사가 유럽에서 수주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확정한 배터리 3사는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합작법인을 세웠으며 스텔란티스는 삼성SDI(006400)·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처럼 배터리 3사는 미국 3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투자에 조 단위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만큼 유럽에서 배터리 수주를 확대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르면 이달부터 가동되는 테슬라의 독일 기가팩토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간 물밑 경쟁이 관심거리다. 테슬라는 이 공장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을 탑재한 전기차를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지름 46㎜, 길이 80㎜를 뜻하는 4680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출력을 6배 높이고 주행거리를 16% 늘린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의 자체 생산 계획을 밝혔지만 자사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상당한 비중을 외부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이 물량을 차지하기 위해 일본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와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해온 파나소닉은 내년 3월 시험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은 파나소닉이 가장 앞서 있다”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파나소닉을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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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독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CATL은 자사의 첫 해외 생산 거점인 독일에서 폭스바겐으로부터의 수주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3월 폭스바겐은 오는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 비중을 80%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주요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각형 배터리에서 앞선 삼성SDI와 CATL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BMW 전기차에 탑재되는 차세대 각형 배터리 ‘젠5’로 승부수를 띄웠으며 파우치형을 주력으로 하는 SK온의 경우 최근 각형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은 물론 독일 다임러, BMW 등 유럽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각자 2024년 이후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수십조 원 규모의 배터리 발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중저가 전기차 시장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에 점차 잠식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LFP 배터리에는 니켈이 들어가지 않아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데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스탠더드 레인지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더드 레인지는 가장 주행거리가 짧은 모델로 저렴한 보급형에 해당한다. 이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2024년부터 소형·준중형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전기차 모델의 LFP 도입은 기정사실화됐다”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술력을 더욱 높여 중고가 모델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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